1억들인 영상 “충청도가 중국 땅” 동북공정 논란…중앙박물관 “뼈아픈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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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8일 0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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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나라가 당시 백제가 위치한 충청도까지 지배한 것으로 표기된 국립중앙박물관 영상. 배현진 의원실
중국 위나라가 당시 백제가 위치한 충청도까지 지배한 것으로 표기된 국립중앙박물관 영상. 배현진 의원실
중국에서 주장하는 동북공정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전시했다가 ‘매국’ 비난을 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일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이 동북공정 시각이 담긴 전시를 50만 명이 관람하도록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이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민 관장은 “디지털 영상이라 순간적으로 넘어가서 집중해 보지 않으면 거르지 못했다”며 “담당자의 단순한 실수가 뼈아픈 실수가 됐다”라고 했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1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News1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1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News1

문제가 된 영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중국실에 전시된 6분 분량의 ‘중국 역사’에 관한 영상으로 올 3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전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 박물관을 찾은 방문객은 약 57만 명이다.

영상에 포함된 지도에는 중국 위나라의 영역을 당시 백제가 위치한 충청도까지 포함해 표기했다. 또 중국 한나라의 영역은 한강 이북 지역까지, 명나라는 만주 지역까지 다스렸다고 표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주장하는 동북공정 논리와 유사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동북공정은 동북 변강 지역이 처음부터 중국에 속해 있었다는 중국의 주장으로 정부 주도의 ‘역사적 왜곡’ 시도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비판에 둘러싼 영상은 총 1억 상당이 투입된 영상으로 외부 전문가의 감수 없이 박물관 자체적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논란이 되기 전까지 박물관 내부 학예직 전문인력 90명 중 그 누구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배현진 의원은 “지난해 일본 식민 사관을 반영한 가야사 표기로 ‘친일’ 논란에 이어 올해는 동북공정으로 ‘친중’ 파문까지, 중앙박물관이 역사 왜곡을 자초하고 있다”고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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