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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따뜻한 글 읽으면 체온도 올라간다

입력 2021-10-02 03:00업데이트 2021-10-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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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간의 탄생/한스 이저맨 지음·이경식 옮김/440쪽·1만9800원·머스트리드북
인류는 오랜 진화를 통해 다양한 기후 환경에 적응해왔다. 저자는 이 사실을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인류 진화는 체온 조절을 위한 여정이었다는 것. 털이 없어지고, 불을 사용하고, 옷을 만들어 입고, 집을 짓고,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교류하는 일련의 변화가 체온 조절을 위한 선택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실제 저자는 인간의 감정, 관계, 언어 등이 체온과 기온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그는 폴란드에서 80명의 학생을 모아놓고 각기 다른 글을 읽힌다. 하나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묘사한 글이고, 다른 하나는 유능하고 냉철한 사람에 대한 글이다. 글을 읽힌 뒤에는 현재 실내 온도를 추정해보라고 한다. 그 결과 앞선 글을 읽은 사람들이 후자보다 실내 온도를 평균 2도 높게 추정했다. 또 온라인 게임에서 소속감 혹은 소외감을 느끼게 한 뒤 손가락 체온을 재보았는데, 소외감을 느낀 사람들의 체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0.4도 낮았다.

이는 물리적 온도는 사회적 온도를 인지하는 데 영향을 주고, 사회적 온도 또한 물리적 온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준다. 저자는 실제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들이 매물로 나온 집을 더 많이 계약한다는 연구 결과를 들며 심지어 집을 잘 파는 능력도 체온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통상 집의 제1과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추위로부터 자신과 주변을 보호해주는 체온 조절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비대면이 늘어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인간이라는 종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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