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리어왕’ 등극한 이순재 “필생의 마지막 대작”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9-29 03:00수정 2021-09-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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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20분 원전 분량 그대로
“자다가도 대사 나올 정도로 준비”
내달 30일부터 예술의전당 공연
배우 이순재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이순재의 리어왕’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리어왕‘은 삶의 비극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2021.9.28/뉴스1 (서울=뉴스1)
연기인생 65주년을 맞은 대배우가 동료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 있었다. “이제 더 하고픈 작품이 뭡니까?”

이순재(86)는 그때마다 연극 ‘리어왕’을 꼽아 왔다. 그리고 마침내 국내 최고령 리어왕에 등극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리어왕’의 기자간담회에 주연 배우이자 예술감독으로 참석한 이순재는 “종종 ‘늙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은 역시 리어왕 아니겠느냐’고 말하던 게 공론화돼 무대까지 서게 됐다. 연기인생 중 해본 적 없는 작품”이라며 “만용이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필생의 마지막 대작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기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런 기회가 제게 언제 또 올지 모르기 때문에 입에서 대본이 녹아나고, 자다가도 대사가 튀어나올 정도로 익히고 있다”며 웃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작품을 맡은 이현우 연출가(순천향대 영미학과 교수)도 참석했다. 그는 여러 셰익스피어 작품의 연출, 번역을 맡아 국내에서 ‘셰익스피어 대가’로 통한다. 이 연출가는 “유럽에 흑사병이 만연하던 시기, 셰익스피어는 집에 격리된 상태에서 리어왕을 집필했다. 원전에도 소수자, 가난한 자에게 흑사병이 더 큰 피해를 끼치는 시대적 상황이 나온다. 현 시대 관객에게도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리어왕’에서 주인공 리어왕으로 변신한 이순재 배우. 그는 “이 작품은 통치자인 리어왕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리더는 군림하는 게 아니라 힘든 국민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크컴퍼니 제공
리어왕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 이순재는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 권력자였다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져 미치광이 노인으로 변하는 리어왕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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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는 모든 것을 걷어낸 정공법을 택했다. 3시간 20분이 넘는 원전 분량을 그대로 살리며, 23회차 전 공연에서 리어왕 역할을 홀로 책임진다. 그는 “그간 여건상 원전을 생략한 리어왕 무대가 많았다. 이번엔 원전 그대로 의상, 분장까지 재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극단 관악극회와 예술의전당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무대는 최종률 박용수 김인수 임대일 등 중견 배우들을 비롯해 소유진 이연희 오정연 등도 출연한다. 이순재는 “셰익스피어 극의 핵심은 언어다. 복합적 용어, 수식어구가 많아 어렵지만 젊은 배우들과 원전의 대사를 정확하게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역동적으로 신나게 준비해서 제대로 완주해 보겠다”고 답했다.

10월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4만∼9만 원. 8세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리어왕#이순재#필생 마지막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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