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숲을 살리고 싶다면, 그저 내버려두길

김재희 기자 입력 2021-06-26 03:00수정 2021-06-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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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다시 보기를 권함/페터 볼레벤 지음·박여명 옮김/372쪽·1만8000원·더숲
‘숲은 연약한 환자와 같다.’

저자는 자신이 한때 근무했던 독일 산림청이 이렇게 숲을 바라봤다고 말한다. 숲이 질병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려면 전문가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었다. 이는 인위적 개입으로 이어졌다. 산림청은 고령의 나무들을 베어 내고 혈기왕성한 어린 나무들로 대체했으며 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살충제를 마구 살포했다.

20년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산림감독관 등을 지낸 저자는 자연보호라는 명목하에 행한 일들이 정말 자연을 위한 일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독일 산림 정책에는 숲의 주인인 나무와 생물을 중심에 놓는 시각이 결여돼 있다는 것. 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숲이 스스로 숨쉴 수 있도록 내버려 두기를 권한다. 나무가 땅속 미생물들과 소통하며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수명을 다한 나무들이 죽음을 맞고 나서 어린 나무들이 성장하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녹색 에너지로 알려진 풍력발전과 바이오매스가 나무와 숲의 희생 위에 세워지고 있다는 점도 고발한다. 산에 풍력발전기를 세우기 위해서는 나무를 대량으로 벌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흙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도 대량으로 배출된다. 또 풍력발전기 날개에 부딪혀 새들이 죽거나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기도 한다. 녹색 에너지 이면에 도사린 부작용을 고발하는 저자는 먼저 에너지 소비부터 줄이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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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숲#환경#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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