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커플 다툼 보는 듯”…‘도시남녀 사랑법’ 시청자 사로잡은 비결

김태언 기자 입력 2021-02-25 16:34수정 2021-02-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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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남녀의 사랑법 스틸컷
“길거리에서 친구를 기다리다 커플이 싸움하는 걸 직관하는 기분이다.”

최근 종영한 카카오TV 드라마 ‘도시남녀 사랑법’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연스런 연기와 더불어 인터뷰 형식의 ‘페이크 다큐’식 연출이 합쳐져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리도 상당한 공감을 샀다. 이은오(김지원 분)는 자신을 ‘윤선아’라는 인물로 속인 채 박재원(지창욱)과 사랑하다가 잠수를 탄다. 서린이(소주연)와 최경준(김민석)은 오랜 커플이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지는 이야기를, 오선영(한지은)과 강건(류경수)은 확실히 끝맺지 않은 커플의 일화를 다뤘다.

특히 주인공 모두 자신 안에 다른 자아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인 만큼 2030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 종영 이후에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TV프로그램 순위 10위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내용이나 표현법에서 ‘리얼 로맨스’라는 평가를 받은 이 드라마의 연출자 박신우 PD를 25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뷰 형식을 드라마 전면에 적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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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받고 형식을 고민했다. 남의 인생을 훔쳐보는 재미를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하지 않나. 그 즐거움을 형식적으로 많이 끌어올리려고 했다. 배우들에게도 최대한 자연스런 스타일을 살려 평상시 본인의 모습으로 촬영할 것을 주문했다.”

―애드리브도 많이 허용됐겠다.


“신(scene)의 일부로서는 늘 있었다. 배우들의 습관이 그대로 드러난다. 13회에서 비 내리는 날 재원이 은오를 데려다주려다 차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갑자기 재원이 선루프를 만지작거리는데 원래라면 뜬금없어 편집했겠지만 ‘페이크 다큐’ 형식이라서 살렸다.”

―형식적인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OTT 플랫폼을 선택했나.

“반대다. OTT 플랫폼의 미드폼(회당 20~30분 분량) 드라마를 만드는데 어떻게 템포를 올릴지 고민하다보니 화법에 다양한 변주를 줬다. 인터뷰를 봐도 앉아서도, 일하면서도 한다. 정해지지 않은 형식으로 주인공의 일상을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뛰는 느낌이 나도록 카메라 워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럼 인터뷰어는 누군가.


“개인적으로 만든 세계관에서 인터뷰어는 인터뷰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진이다. 주인공들이 인터뷰에 참가하며 앱을 사용하는 거다. 앱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텍스트로 전달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내용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

―OST도 이를 의식해 만든 건가.

“맞다. 이 세계관에서 히트곡들이 따로 있을 것 같았다. 남혜승 음악감독과 함께 록 밴드 ‘롤링 스톤스’를 표방한 새 노래를 만들었다. 밴드 이름과 뮤직비디오를 새로 촬영해 쿠키 영상으로도 내보냈다.”

―재원과 은오는 첫 만남 장소인 강원 양양과 서울에서 캐릭터가 다르다.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나.

“사실 이 드라마는 설정이 다큐이기에 과거였던 양양 부분이 영상화되는 건 불가능하다. 이 부분은 둘의 회고이고, 그래서 미화가 있다. 우리가 과거 연애담을 이야기할 때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이미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 과거가 되레 아름답게 정물처럼 표현됐을 때 현재 모습이 더 생동감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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