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홍보, 예전처럼 안 합니다”

전채은 기자 입력 2021-02-10 03:00수정 2021-02-1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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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유행하는 이벤트 활용…유튜브 콘텐츠 마케팅 등 눈길
민음사TV 구독자 4만명 넘어…출판사 이미지 변화에도 도움
민음사가 제작하는 유튜브 콘텐츠 ‘말줄임표’의 한 장면. 한국문학 담당 편집자가 매주 금요일 책을 추천한다. 5일 업로드된 동영상은 설 연휴에 읽기 좋은 책을 다뤘다. 유튜브 민음사tv 영상 캡처
Q. 개츠비의 성대한 파티에 초대된 당신!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1. 파티에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옷은 뭐 입지?

2. 초대를 받아서 가긴 가야 하는데…. 귀찮다.

첫 질문에 2번을 클릭하고 12개 질문에 추가로 답하자 출판사 문학동네가 2012년 세계문학전집 94번째 작품으로 발간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표지 이미지가 떴다. 작품 속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이 기자의 성격과 가장 비슷한 고전문학 캐릭터라고 한다. 문학동네가 지난달 22일 자사(自社) 블로그에 게시한 ‘세계문학전집 MBTI 테스트’다. 이 테스트에는 9일까지 20만 명 넘게 참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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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출판사의 톡톡 튀는 마케팅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문학동네의 MBTI 테스트는 세계문학전집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다. 김혜연 문학동네 마케터는 “코로나 시국에 책이 많이 읽힌다고 하지만 독자들은 해외 문학을 가장 마지막으로 찾는다”며 “독자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 MBTI 테스트’는 고전문학 작품 16개 가운데 응답자와 가장 닮은 등장인물을 추천해준다. 문학동네 블로그 캡처
문학동네는 이벤트 참여자 중 10명을 추첨해 세계문학전집 중 표지를 새로 바꾼 ‘리커버 도서’를 증정했다. 독자들은 이벤트 결과와 상관없이 “꽤 정확하다” “내 실제 MBTI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 링크를 공유하고 있다. 해당 이벤트가 시작된 날 문학동네의 ‘프랑켄슈타인’과 ‘오만과 편견’은 인터넷 서점의 실시간 검색도서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튜브를 통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최근 출판사들이 유튜브에 뛰어들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건 민음사가 운영하는 ‘말줄임표’다. 현재 민음사TV 구독자는 약 4만3800명. 문학동네(2만1200명)나 창비(1만2800명)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말줄임표’에는 한국문학팀 편집자 2명이 직접 출연해 ‘교과서 속 문학’ ‘편집자 가방 속 책’ ‘북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출판사와 상관없이 책을 소개하고 있어 민음사가 아닌 다른 출판사가 내놓은 책이 더 많다. 자사 책 소개 영상을 주로 올리는 다른 채널과 구별되는 점이다. 이것이 오히려 구독자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가 있다. 이 채널은 에피소드별 추천 책 목록이 만들어져 블로그 등에 공유될 정도로 공신력을 얻었다.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 나쓰메 소세키 전집 등 굵직한 책들을 펴낸 현암사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발랄하고 독자 친화적인 게시물로 호응을 얻고 있다. SNS에서 인기를 끈 ‘밈’(meme·출처를 알 수 없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을 가져와 이벤트를 홍보하는가 하면 ‘남탕(남의 책 탐방기)’ ‘마작(마스크 쓰고 작은 서점 가기)’ 등의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다. 출판계 관계자는 “현암사 인스타그램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최근 2∼3년 새 팔로어 수가 급격히 늘었다”며 “이는 출판사의 이미지 변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종이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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