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뭐 입지?]올 겨울 코트는 ‘핸드메이드’로 정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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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따뜻하고, 고급스러우면서 편안하다
소재감 살리는 ‘오버핏’… 카멜-차콜 색상 추천
“소매에 붙은 라벨은 깔끔하게 떼고 입으세요

로가디스 핸드메이드 코트
로가디스 핸드메이드 코트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출근길 공기가 꽤 쌀쌀하다. 예년보다 추위가 좀 빨리 찾아온 탓에 트렌치 코트는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내년 봄을 기약해야 할 분위기다. 트렌치 코트가 얇게 느껴지는 시점, 가장 적절한 선택은 아마도 핸드메이드 코트가 아닐까 한다. 손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정작 사람의 손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조금은 모순적인 이름의 이 코트가 가진 매력을 소개하고 싶다.

어째서 핸드메이드 코트인지 그 유래까지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안감 없이 솔기도 드러나지 않고,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이 코트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여성복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고, 작년부터 남성복에서도 핸드메이드 코트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10월이면 쇼핑 검색어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초봄까지 꾸준히 상위에 랭크되는 핸드메이드 코트는 가볍지만 따뜻하고, 고급스러우면서 편안하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금의 트렌드와 참 잘 어울린다.

빈폴 핸드메이드 코트
빈폴 핸드메이드 코트
‘핸드메이드’라는 표현은 코트 제작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오해를 부르곤 하며, 특정한 소재의 이름쯤으로 잘못 이해되기도 한다. 사실 이 오해는 핸드메이드 코트에 사용되는 소재가 울소재를 양면으로 붙인 이중지이기 때문에, 시접을 마감할 때 두꺼운 소재를 최대한 날렵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일일이 손바느질로 작업했던 전통적인 봉제방법에서 출발한다. 앞뒤가 붙은 이중지의 가운데를 갈라 시접을 밀어 넣고 손바느질로 감침질해 솔기와 안감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던 제작법이 ‘핸드메이드’라는 고유명사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인 지금, 사람 손과 다름없는 솜씨를 뽐내는 하이테크 봉제 기계들이 개발돼 이미 핸드메이드 코트 제작 과정의 수작업 공정 대부분도 기계화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품이 들었다는 이름표를 붙이고 있는 덕분에 핸드메이드 코트는 고급스럽고 값비싸다는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다.

에잇세컨즈 핸드메이드 코트
에잇세컨즈 핸드메이드 코트
특유의 섬세한 봉제 방식을 강조한 ‘핸드메이드’ 코트는 실제로 일반 코트와 비교해 제작법이 더 까다롭고 캐시미어나 알파카 등의 프리미엄사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아 프리미엄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드러운 울 소재의 이중 조직은 공기 함유량이 높아 두께에 비해 보온성이 높고 심지 등의 부자재가 들어가지 않아 더욱 가벼우며, 부드럽고 유연한 실루엣이 장점이다. 특유의 소재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꼭 맞게 입는 것보다 조금 여유 있는 핏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오버 핏의 핸드메이드 코트는 초겨울과 꽃샘추위에는 단독으로 입고, 한파가 불어 닥칠 한겨울 즈음에는 플리스나 경량 패딩과 레이어드해 따뜻하게 입을 수 있다. 굳이 안감이 필요 없지만 등 부분에 퀼팅을 더해 보온성을 높이는 디테일도 눈여겨볼 만하다.

로가디스 핸드메이드 코트
로가디스 핸드메이드 코트
겨울 외투는 주로 블랙, 네이비 등 짙은 색상을 고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핸드메이드 코트만큼은 카멜이나 차콜 그레이 등 세련된 뉴트럴 톤을 선택하길 권한다. 칼라(목깃)의 폭이나 기장, 여밈 등은 유행에 따라 변화의 폭이 크지만, 적당한 칼라 사이즈의 무릎 기장 싱글 코트 같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택한다면 오랫동안 멋스럽게 입을 수 있다.

핸드메이드로 만나는 체크 코트도 올겨울 인기를 끌 전망이다. 클래식한 글렌체크의 핸드메이드 코트는 체크의 포인트 컬러를 이너로 선택해 패션센스를 뽐낼 수 있다.

올해는 집 안에서의 생활이 많아지면서 홈웨어에서 영향을 받은 듯, 큼직한 아웃 포켓과 루즈한 실루엣의 가운 스타일 코트도 인기이다. 터틀넥 풀오버와 편안한 니트 소재 팬츠와 함께 코디해 벨티드 스타일로 연출한다면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뽐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핸드메이드 코트와 관련해 자주 물어오는 질문 중 하나인 코트 소매에 붙은 핸드메이드 라벨에 대해서도 의견을 더한다. 그냥 두어도 큰 상관은 없겠지만, 일종의 정보 전달을 위한 태그 같은 의미이니 착용 전에 가격표와 함께 깔끔하게 제거해 입기를 권하고 싶다. 물론 사람 손이 거치지 않는 공정은 없으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굳이 ‘핸드메이드’를 눈에 띄게 강조하지 않아도 어쩐지 이제는 입는 것만으로도 핸드메이드 코트의 매력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까 한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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