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논픽션 넘나드는 문예지 ‘에픽’ 창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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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계간지 엄숙주의 벗어나 문학성 강한 논픽션 적극 발굴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문학계간지 ‘에픽’(다산북스·사진)이 창간됐다. 민음사 ‘릿터’, 은행나무 ‘악스트’ 등 최근 문학잡지는 한때 벽돌책처럼 두꺼웠던 문학계간지와 결별을 고하고 장르문학과 에세이, 셀럽 인터뷰까지 다양하게 수록하며 대중 독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에픽은 이 같은 문예지의 쇄신 계보를 이어가는 셈.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간호 간담회에서 에픽의 편집위원들은 “순수문학이나 장르문학의 구분 등 기존 계간지의 엄숙주의를 탈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픽션과 논픽션, 소설과 에세이 등 장르의 경계까지 완전히 허물어 새로운 내러티브 매거진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논픽션 부문 강화다. 영미문학권에서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으로 불리는 문학성을 띤 논픽션을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창간호 커버스토리는 자살유족 모임, 고스트라이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코로나19 시대의 삶 등에 대한 논픽션을 실었다. 편집위원 임현 작가는 “르포르타주와 구분되는, 서사적 방식으로 재구성된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은 이미 한국에도 많다”며 “하지만 지금껏 문학장(場) 내에서 다뤄지지 못했고 이런 장르적 구성에서는 영미권 논픽션 작가들처럼 걸출한 작품이 배출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논픽션 활성화를 위해 자유 주제 논픽션 기고를 상시 받기로 했다.

편집위원도 소설가 문지혁 임현 정지향, 차경희 문학서점 ‘고요서사’ 대표 등으로 평론가 중심의 기존 문학잡지와는 차이를 뒀다. 차 대표는 “문예지의 전통적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등단 작가 중심의 청탁을 벗어난 독립문예지 성격을 함께 갖고자 했다”고 말했다. 문 작가는 “새롭고 젊은 잡지를 지향하는 것이 목표”라며 “독자와 작가 사이의 허들을 낮춰 누구나 읽고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에픽#문학계간지 창간#논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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