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양식산업 ‘초격차’… 동원산업, ‘잡는 어업→기르는 어업’ 스마트 양식 단지 조성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8월 31일 15시 12분


양양군에 연어 연간 2만 톤 생산 양식장 구축
사업비 규모 약 2000억 원
친환경 해수 순환·첨단 IoT 기술 적용
수입 대체효과 최대 2000억 원 기대
건설 생산 2500억 원·일자리 400여개 창출 기여
양양군, 양식 단지 중심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동원산업이 ‘기르는 어업’에 진출해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수산자원 확보를 위해 자체 친환경 양식 단지 운영 사업을 전개한다. 이번 단지 구축을 바탕으로 주변지역은 수산업 및 양식 연구·개발 관련 산업단지로 발전하고 동원산업은 국내 양식 산업에서 ‘초격차’를 달성하게 될 전망이다.

동원산업은 강원도 양양군에 ‘필(必)환경 스타트 육상 연어 양식 단지’를 조성한다고 31일 밝혔다. 강원도 양양군 약 11만5700㎡(약 3만5000평) 부지에 2000억 원을 투자해 육상 연어 양식 단지를 연내 착공하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투자협약식을 강원도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협약식에는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진하 양양군수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산업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그동안 경공업 수준에 머물러 있던 국내 양식업을 중공업 수준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첨단 신기술을 바탕으로 양식 단지가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 ‘해수 순환’ 기술 적용한 첨단 육상 연어 양식 단지 구축

동원산업은 지금까지 경공업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국내 양식업을 대규모 설비 투자와 최첨단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육상 연어 양식 단지를 통해 중공업 수준의 산업으로 성장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육상 연어 양식 단지는 ‘해수 순환(Flow Through System-Reuse)’ 기술과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을 기반으로 스마트 공법이 도입된 첨단 시설로 건설된다는 설명이다.

해수 순환 기술은 동원산업이 지난 7월 노르웨이의 육상 양식 양식회사 ‘새먼 에볼루션’과 투자협약을 통해 확보한 선진 친환경 육상 양식 기술이라고 전했다. 오염된 양식장 해수를 주기적으로 전면 교체해야 하는 기존 양식 방법과 달리 35% 해수만 교체하고 65% 해수는 지속적인 순환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방식이다. 양식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교체한 35% 해수는 여과장치를 거쳐 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배출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했다고 동원산업 측은 강조했다. 여기에 양식 단지 전체에 사물인터넷(IoT)와 ICT, 빅데이터 기술 등이 적용돼 수온과 영양 상태 등 양식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양식장 시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제어할 수 있도록 구출될 예정이다.
동원산업이 투자한 노르웨이 업체 ‘새먼 에볼루션’이 구축하는 친환경 육상 양식 단지 조감도.
동원산업이 투자한 노르웨이 업체 ‘새먼 에볼루션’이 구축하는 친환경 육상 양식 단지 조감도.
동원산업은 육상 연어 양식 단지를 통해 연간 2만 톤 규모 연어를 생산하고 2000억 원 규모 연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양식 단지에는 연구·개발(R&D)센터와 연어 가공 시설도 구축해 연어 생산부터 제조,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일원화하고 연어의 품질을 직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생산된 연어 상품은 향후 양양공항을 통해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 공급된다.

이번 육상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은 강원도 양양군을 비롯한 동해안지역에 수입 대체효과 2000억 원, 건설 부문 생산 유발 효과 2500억 원, 400여개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양양군 측은 해당 양식 단지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잡는 어업→기르는 어업… 양식업 패러다임 변화

동원산업은 이번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을 통해 ‘잡는 어업’을 넘어 ‘기르는 어업’으로 본격 진출하게 됐다. 특히 연어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이번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은 국제 조업 환경의 영향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연어를 생산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도 국내 연어 전체 수입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1등 연어 회사인 동원산업이 고품질 연어를 안정적으로 자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연어 수입량은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3만8000여 톤 규모다. 단기간에 국내 최대 소비 어종으로 급부상했지만 그동안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최근 정부는 국내 연어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양식산업 발전법을 제정해 연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어종 양식에 대해 대기업 진출을 허용한 바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참치는 대규모 선단을 기반으로 어획을 진행하고 있고 소비량과 생물 특성 등을 분석·검토해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며 “미래 수산자원 확보를 위해 향후 양식 어종이 추가될 가능성은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화 관련 논의나 검토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식업은 세계적인 미래 식량자원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전 세계 연간 수산물 생산 추이 자료에 따르면 어획 생산량은 지난 1990년 8400만 톤에서 2018년 9600만 톤으로 28년 동안 14.3% 성장에 그쳤지만 양식 생산량은 1300만 톤에서 8200만 톤으로 무려 530.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 세계 대서양 연어산업 규모는 이미 6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노르웨이와 칠레 등 어업 선진국들은 이미 산업화에 성공해 대규모 양식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 다양한 국가들이 연어 양식업을 국가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서양 연어는 세계시장 기준으로 연간 225만 톤이 생산된다. 이중 노르웨이가 전체 생산량의 55%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연간 30만 톤, 중국은 22만 톤의 연어를 수입하고 있다.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는 “세계 식량자원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자체적인 국내 연어 양식 단지를 설립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산자원 생산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양식 단지를 향후 아시아 최대 수산 바이오산업단지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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