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마지막 정점 찍은 日, 내리막길만 남았다

김민 기자 입력 2020-06-27 03:00수정 2020-06-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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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재팬/브래드 글로서먼 지음·김성훈 옮김/428쪽·1만9800원·김영사
“일부 한국인은 일본의 어려움을 고소하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인도 이 책을 경고의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전 세계 부(富)의 16%를 차지하며 세계를 호령했던 경제대국이다. 1990년대 들면서 침체에 빠지더니 정치도 퇴행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잃어버린 10년’ 혹은 ‘잃어버린 20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상황에 대한 총체적 분석과 전망을 시도한다.

저자인 브래드 글로서먼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선임고문이다. 그가 1991년부터 일본 마이니치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27년 동안 도쿄에서 다양한 개인과 집단을 만나며 일본 사회를 관찰한 경험과 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일본이 이미 경제 성장의 마지막 정점을 찍었으며 현재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대 일본을 덮친 4가지 충격으로 저자가 제시한 키워드는 이렇다. 첫째, 2008년 리먼브러더스 쇼크 등 금융위기, 둘째 민주당으로의 짧은 정권 교체와 이후 자민당 독주, 셋째 센카쿠 열도 분쟁, 넷째 동일본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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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정권도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위의 네 번의 충격을 거쳤음에도 구조와 태도의 한계가 여전히 일본을 옥죄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한계 속에는 상대방을 좌절시키기 위한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인이 전문성 없이 각료를 돌아가며 맡는 ‘가라오케 민주주의’ 등 정치의 무능이 있다고 분석한다. 게다가 시민사회에는 패배주의와 체념이 광범위하게 퍼졌으며 원전 사고가 총체적 인재로 드러나 일본의 ‘안전 신화’마저도 해체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익과 자원에 대한 정확한 평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후 정부가 일본의 힘과 목적의 현실성에 맞춘 정책을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만큼 심각한 인구 문제에 봉착했고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고 있는 한국 또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서문에서 강조한다. 비생산적인 기업(한계기업)을 떨쳐내지 않으면 일본처럼 ‘좀비 기업’ 퇴출을 거부한 대가로 큰 압박에 직면할 것이란 조언은 의미심장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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