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내 안의 ‘블랙독’, 우울증과 싸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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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개의 시간/카예 블레그바드 글·그림·위서현 옮김/해설 60쪽·1만5000원·콤마

지독하게 달라붙어 삶을 짓누르는 우울증.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자신의 우울증을 ‘블랙독’이라고 표현했고, 이후 블랙독은 우울증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아온 저자는 블랙독을 검은색 반려견으로 설정해 자신의 경험을 흑백 그림과 글로 풀어낸다.

‘내’가 세 살 때 물기 시작했고 사춘기에 접어들자 미친 듯이 날뛰어 온몸을 상처투성이로 만든 블랙독. 전문가에게 블랙독을 통제하는 기술을 배워 효과를 보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사나운 개와 함께 사는 삶으로 절묘하게 비유해 같은 경험을 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블랙독을 길들이며 사는 법을 익혔고 모두 자신만의 블랙독이 있음을 깨달았기에 두렵지도, 부끄럽지도 않다는 고백을 통해 우울증과 싸우는 이들의 손을 맞잡아 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나와 개의 시간#카예 블레그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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