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브람스가 전해주는 따뜻한 선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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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선 교수 31일 바이올린 공연
17년만에 독집앨범도 발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이 회고의 소나타, 3번이 정열과 애수의 소나타라면 2번은 행복의 소나타죠. 음악을 깊이 있게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힐링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55·서울대 교수·사진)이 세밑 무대에 행복의 메시지를 들고 온다. 31일 오후 5시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여는 ‘이경선 바이올린 리사이틀’. 그는 최근 음반사 NCM에서 발매한 독집앨범에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실었다.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행복의’ 2번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드뷔시의 소나타, 그리그의 소나타 3번, 생상스의 친숙한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도 함께 프로그램에 넣었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브람스가 53세 때 여름 스위스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작곡했다. ‘행복의 소나타’라는 이경선의 말처럼, 종종 너무 심각해지는 브람스의 여타 작품과 달리 따스함과 밝음이 지배하는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앨범에서 소나타 2번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노예진이 함께 한다. 앨범에서는 소나타 1번에 이진상(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3번에 김태형(경희대 교수) 등 각각 다른 세 가지 개성을 지닌 반주자와 함께 해 눈길을 모았다. 노예진은 인디애나 음대 석사와 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쳐 서울대 음대에서 박사를 받았고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KBS 교향악단, 벨기에 왈로니아 로열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이경선은 국내에서 가장 자주 무대에 오르는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하지만 음반 발매는 17년 만이다. 그는 “만약 10년 전에 이 곡을 음반으로 냈다면 브람스의 깊이 있는 사운드를 잘 낼 수 있었을까, 10년 후에 한다면 테크닉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주자로서 최상의 것을 갖춘, 절정기의 산물인 셈이다.

“예전에는 브람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내면의 부족함 때문이었고, 이제 그의 작품들이 오래 남는 영원의 시간, 감동이 길게 가는 곡들임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브람스#이경선 교수#바이올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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