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회, 오후 5시 반 인천항을 출발하는 단둥페리는 다음 날 오전 9시 중국 단둥항에 도착한다. 1998년 취항한 이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제활동을 벌이는 이들뿐이 아니었다. 저자는 이 노선이 21년 동안 남북 물류의 복판에 있었다고 말한다.
배에 실린 물건 가운데 일부는 단둥 세관을 거쳐 압록강의 중조우의교, 즉 중조(중국-북한) 국경을 넘어 들어갔고, 신의주에서 북한 사람이 받았다. 반대 경로도 마찬가지다. 북한 평양과 신의주에서 출발한 물건 역시 단둥항에서 인천항으로 향했다.
2000년부터 단둥을 연구하고 있는 인류학자가 쓴 현장의 민간 남북 교류사다. 저자는 “휴전선을 넘나들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폐쇄의 길로 들어섰지만, 중조 국경을 통해 남북을 연결한 길은 생겨난 뒤로 끊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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