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이슬란드 호수 주변 진귀한 자연과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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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바튼 호수의 기적/운누르 외쿨스도티르 지음·서경홍 옮김/216쪽·1만5000원·북레시피

“태양이 산자락 뒤로 저무는 그 순간 불가사의한 광채가 호수와 대지, 그리고 그 주변을 비춘다. 북쪽에 있는 둥지를 찾아가는 아비새의 날갯짓과 호숫가에서 노니는 붉은목지느러미발도요의 울음소리가 온 세상에 드리워진 깊은 정적을 깰 뿐이다.”

아이슬란드의 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맑고 깨끗하며 산은 날마다 자신의 색을 바꾼다. 이 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인 미바튼은 아이슬란드어로 ‘모기 호수’란 뜻. 2000년 전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만들어낸 수백 개의 웅덩이, 유사 분화구, 가파른 절벽과 협곡이 미바튼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저자가 12년 동안 호수 근처에 살며 쓴 이 책은 아이슬란드의 진귀한 자연과 생태계를 직접 목격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1974년에 설립된 미바튼 자연연구소는 100년 동안 호수에 살고 있는 새와 물고기 개체에 대한 데이터를 작성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자의 남편인 아르니 에르나손은 생물학자로, 미바튼 자연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에르나손이 섬세한 수채화로 그린 물고기, 새, 곤충 그림은 책을 보석처럼 빛나게 해준다. 저자는 이곳에서 멸종된 둥근 녹조류 ‘구슬똥’처럼 아이슬란드의 자연도 커다란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를 함께 던진다. 2017년 아이슬란드 문학상(논픽션 부문)과 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미바튼 호수의 기적#문누르 외쿨스도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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