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상징을 넘어 ‘팬덤’까지 형성된 성신여대 ‘수룡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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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죽도록 사랑해’, ‘너무 귀여워요♥’, ‘큐티뽀짝해ㅠㅠ’… 성신여대 인스타그램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댓글들은 대학의 공식 캐릭터 ‘수룡이’ 콘텐츠에서 볼 수 있다.

작년 1월 대학 홍보팀이 개최한 ‘재학생 캐릭터 공모전’을 통해 탄생한 수룡이는 1년도 안 돼 교내 최고 인기 스타로 급부상했다.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홍보정책에 반영하고 참여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의 애교심을 고취하고자 개최된 이 대회에서 산업디자인학과 이성은, 이영화 씨의 작품 ‘수룡이’는 전문가 심사와 페이스북, 대학 포털 선호도 투표를 통해 1등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이례적으로 사람의 형상이 아닌, 그것도 상상의 동물인 ‘용’이 72개나 되는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선정된 이유에 대해 재학생들은 “귀여움뿐만 아니라 학교의 상징과 스토리를 장착했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캐릭터에는 성신여대의 상징인 ‘수정구’를 여의주에 빗대어 학생들이 성신여대와 함께한다면 다양한 능력을 뽐낼 수 있다는 의미가 함축됐다. 캐릭터의 컬러는 ‘성신 바이올렛’이 강조됐고, 수정구의 수정마크가 비늘 등 무늬에 적용됐다. 작가들도 “다양한 설화로 존재하고 변화무쌍한 특징이 강한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성신여대 학생들의 다양성과 성장가능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공식 데뷔 이후 수룡이는 학교 인스타그램, 유튜브, 입시 브로슈어 등 각종 홍보 매체와 선거·개강·축제·졸업식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재학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재학생 제작자들과 학생회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학과별 특색과 개성을 살린 53개의 학과별 캐릭터가 탄생하기도 했다.

수룡이의 저작권은 비영리적 목적 전제하에 모든 성신 구성원에게 허용돼 각종 창작물이 탄생했다. 뜻있는 재학생들이 직접 인형 등을 제작하기도 했고, 볼펜, 손거울, 배지 등 각종 굿즈도 만들어졌다.

구내 굿즈숍에서는 수룡이 ‘키링’을 최고 인기 품목을 손꼽기도 했다. 작년 ‘수룡이를 활용한 성신여대 브랜드마케팅’을 주제로 미국 탐방을 다녀온 재학생 글로벌프런티어팀이 머그컵, 티셔츠, 슬리퍼 등을 직접 제작해 마케팅 방안을 탐구해 언론에 소개된 케이스도 있다.

대학의 영상 홍보 콘텐츠에도 어김없이 수룡이가 등장한다. 재학생 홍보기획단이 직접 제작해 최근 학교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연재하는 ‘수룡이의 V-LOG’ 시리즈는 수룡이가 일상적으로 도서관, 복사실, 피트니스센터 등 학교시설을 이용하는 귀엽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며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기존의 캐릭터보다 더 팬덤을 얻는 이유에 대해 서비스·디자인공학과 이향은 교수는 “수룡이는 자체로도 귀엽지만 즉각적인 소통에 능한 학생 세대들이 수룡이의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가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소속감과 애교심을 느끼게 되고, 수룡이 캐릭터도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더욱 생명력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성신여대#수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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