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6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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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올해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봉 감독이 처음이다. 칸 영화제 본상 수상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받은지 9년 만이다.

봉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싶다”며 자리를 내줬다. 주연배우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2006년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칸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이어 ‘도쿄!’(2008)와 ‘마더’(2009)가 각각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부문에 데뷔했고 ‘기생충’으로 두 번 째 경쟁부문에 진출한 올해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기존 황금종려상 수상한 거장들이 대거 초청되면서 봉 감독 스스로도 황금종려상 보다는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길 바란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기생충’이 “한국적인 디테일이 포진한 영화”라고도 했다. 그러나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에 대해 “재미있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영화”라고 평하며 전반적인 수상작 선정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는다. 감독이 누구이고 어느 나라 영화인지도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 고액과외 선생이 되며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루는 블랙코미디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과족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 공통의 문제인 빈부격차를 다룬다.

‘황금종려상’에 이은 ‘심사위원 대상’은 흑인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상을 받는 마틴 디옵(아틀란티스)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상 라즈 리(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바쿠라우) 공동 수상. △남우주연상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감독상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영 아메드) △각본상 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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