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칸영화제 최고 영예 ‘황금종려상’ 수상…韓 영화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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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6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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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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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기생충’은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페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본상에서 수상한 것은 이창동 감독의 ‘시’가 2010년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후 9년 만이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봉준호 감독은 이날 무대 위에 올라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저는 12세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며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봉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이다. 칸 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을 예상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니다”라고 답하면서도 “차례대로 발표하니 허들을 넘는 느낌이었다. 뒤로 갈수록 마음은 흥분되는데 현실감은 점점 없어졌다. 나중에 송강호 선배와 ‘우리만 남은 건가?’ 했다. 이상했다”며 수상 순간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다.

봉 감독은 “축구나 월드컵에서 벌어지는 현상 같아서 약간 쑥스럽다”면서도 “너무 기쁘다. 특히 지난 17년간 같이 작업했던 송강호 선배와 기쁨의 순간을 함께해서 기쁘다”고 밝혔다.

현장에 함께 했던 ‘기생충’의 주연 배우 송강호는 “저희가 잘해서 받는다기 보다는 한국 영화 팬들이 지금까지 한국 영화를 응원하고 격려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한국 영화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한 봉 감독은 5번째 칸 행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1일 공식 상영회 이후 외신과 평론가들이 호평이 쏟아졌던 ‘기생충’은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간다는 내용의 영화로, 오는 30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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