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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의 향기]맛깔나게 풀어낸 6개월 방위병 생활
동아일보
입력
2019-02-09 03:00
2019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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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기억/김재욱 지음/356쪽·1만2000원·섬앤섬
군대 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칙칙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가 하면 군대 생활이 지긋지긋했다고 하면서도 군대 얘기만 나오면 신나서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후자다. 칙칙한 군 생활담을 감칠맛 나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저자는 장교도, 하사관도 아니다. 뜻밖에 ‘육방’(6개월 방위)이다. 신의 아들(면제) 다음으로 운이 좋다는 ‘장군의 아들’인 셈이다.
반 년짜리 체험을 6년간의 경험처럼 소상히도 풀어낸 글재주가 돋보인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키득댈 만하다. 장면 장면의 디테일이 살아 꿈틀댄다. 안 다녀온 사람이라도 혹할 만하다.
이야기는 징병 신체검사에서 ‘육방’ 판정을 받는 대목으로 시작한다. 무대는 정신질환자 행세를 하는 동료를 만난 국군창동병원, 이가 갈리는 훈련과 조교들이 도사리는 신병훈련소, 헷갈리는 서열구조와 내무생활이 기다리는 일선부대로 이동한다.
얼차려, 고난의 행군, 연애편지 쓰기, 소개팅 주선…. 군인들의 필수 코스를 거치면서 직접 겪은 배꼽 잡는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책은 후일담과 유머 모음집에 그치지 않는다. ‘까라면 까라’는 군대 문화가 가진 경직성과 비합리를 지적한다. 모든 것은 어수룩한 ‘육방’의 관점에서 서술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옥희의 1인칭 시점처럼. 순박한 시선 뒤에서 사회 비판이 언뜻언뜻 고개를 내민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왜곡된 기억
#방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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