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도 스피커도 조명도… 향수 자극하는 ‘풀 아날로그 공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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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보컬 나윤선 23, 24일 콘서트… 이틀 공연위해 단종 장비 제작-공수

‘풀(full) 아날로그’는 음악 애호가들의 로망이다.

악기나 사람에게서 나온 음악의 소리 신호를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해 디지털 매체에 담아 파는 게 보통이 된 이 시대에 이는 마치 사라진 아틀란티스처럼 들린다.

세계적인 재즈 보컬 나윤선(48·사진)이 연말 콘서트에서 풀 아날로그 공연에 도전한다. 아날로그 악기, 아날로그 스피커, 아날로그 믹서, 아날로그 조명 장비가 총동원된다. 이를테면 요즘은 디지털 신호 변형으로 간단히 처리되는 리버브(reverb·잔향 효과를 만드는 장치)부터 다르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이번 공연만을 위해 제작된 사람 키만 한 길이의 철판에 실제로 쏴 잔향 효과를 얻는 식이다. 지금은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힘들거나 아예 단종된 장비들을 제작 또는 공수했다.

단 이틀간의 무대를 위해 이런 수고를 들인 이유는 뭘까. 관객들은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윤선은 5월 낸 9집 ‘She Moves On’에 담긴 소리의 질감을 무대 위에 제대로 구현하고자 했다.

나윤선은 이번 무대인 국립극장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나윤선은 국립극장 여우락페스티벌 예술감독을 지냈다. 그의 부친은 국립합창단 초대단장 나영수 씨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이번 나윤선 공연을 끝으로 2년간의 재정비 공사에 들어간다.

이번 공연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아날로그 사운드는 현장 관객에게만 주어질 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황 음반이나 영상물로 기록할 계획은 없다고 제작사 측은 밝혔다. 23일 오후 8시, 24일 오후 4시와 8시(총 3회 공연)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4만∼10만 원. 02-2280-4114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나윤선#나윤선 콘서트#풀 아날로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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