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비치는 전통가구… ‘정구호 스타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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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동―조선 반닫이와 장’展

정구호가 한국의 전통 평양반닫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 가구. 정구호 제공
정구호가 한국의 전통 평양반닫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 가구. 정구호 제공
정구호(55·사진)는 역시 달랐다.

5일 시작해 내년 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열리는 정구호의 ‘백골동(白骨銅)―조선 반닫이와 장’ 전시. 본업인 패션 디자이너의 영역을 확장해 한국 전통무용을 감각적으로 연출해 온 그가 이번엔 한국 전통가구를 ‘정구호 스타일’로 풀어냈다.

한국의 전통 평양반닫이는 정구호에 의해 여자 성인 키의 1.5배나 되는 높이의 투명 가구로 변신했다. 가로 6m, 세로 2.4m의 이 ‘트랜스포머 한국 가구’를 보는 순간 소름이 끼치는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았다. 속이 투명하게 비쳐 드러나는 한국 가구라니…. “플렉시글라스라는 플라스틱 소재예요. 버려지는 것들, 소외된 것들의 쓰임새의 가치를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또 대개의 가구는 벽에 기대어 뒷면이 보이지 않잖아요. 가구이지만 가구가 아닌 듯 그 뒷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아트 디렉팅을 하면서 전통문화에 빠져든 그는 이번에 평양반닫이를 투명 플라스틱으로 해석한 23점, 경기반닫이를 흰색 인조 대리석으로 만든 2점을 선보인다. “가구에 붙이는 금속인 장석은 전통 도안에서 착안해 무늬와 배열을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한국 무용계에서 유례없게 매진 열풍을 몰고 온 ‘향연’과 ‘묵향’에서도 그는 기존의 전통 오방색 대신 무채색으로 간결하게 연출했다. 여자 무용수가 검정 저고리에 받쳐 입은 노란 국화색 한복치마는 그래서 모던함이 극대화된다. “‘노랑 노랑’ ‘빨강 빨강’ 같은 ‘진짜 색’은 무채색과 만나 빛을 발하죠. 색을 덜어낼수록 무용 동작이 잘 보여요.”

그래서일까. 기존의 고동색 나무가구의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날려버린 ‘정구호의 투명 플라스틱 전통가구’가 반짝반짝 빛난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정구호#백골동 조선 반닫이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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