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남한산성’ 1위 방송가는 파업으로 ‘주춤’

  • 동아일보

‘추석에는 사극’ 흥행공식 입증… 연휴동안 300만 관객 넘길 듯
MBC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없고 KBS ‘1%의 우정’ 예상 밖 선전
종편 인기 프로 ‘베끼기’ 논란도

개봉 당일부터 일일 관객 수 1위를 기록 중인 영화 ‘남한산성’(첫번째 사진)은 역사를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잘 표현해 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두번째 사진은 참신한 시도로 연휴 기간 방영된 지상파 파일럿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1%의 우정’. CJ엔터테인먼트 제공·KBS TV 화면 캡처
개봉 당일부터 일일 관객 수 1위를 기록 중인 영화 ‘남한산성’(첫번째 사진)은 역사를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잘 표현해 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두번째 사진은 참신한 시도로 연휴 기간 방영된 지상파 파일럿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1%의 우정’. CJ엔터테인먼트 제공·KBS TV 화면 캡처
올해 추석 극장가의 1위 자리는 영화 ‘남한산성’이 차지했다. ‘추석에는 사극’이라는 흥행 공식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병헌 김윤석 주연의 ‘남한산성’은 3일 개봉 이후 닷새째 일일 관객 수 1위를 차지하며 7일까지 263만2153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남은 연휴인 8∼10일 관객까지 더한다면 연휴 동안 300만 관객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추석 연휴에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매년 추석 연휴에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관상’(2013년) ‘사도’(2015년)가 흥행했듯 관객들의 사극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의 경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 굵직한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소설 속 명대사를 극에 잘 구현한 황동혁 감독의 연출력이 만나 호평을 받았다. 영화 속 혼란스러운 병자호란의 시대적 배경이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 상황이 심화되는 현재의 시국과 대비되는 점도 흥행에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국난의 상황에서 실리와 명분 사이의 다툼을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잘 표현해 불필요한 역사 해석 논란을 피해 갔다”고 말했다.

유례없이 긴 연휴 덕분에 ‘깜짝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눈에 띈다. 마동석 윤계상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는 3일 개봉일에는 관객 수 3위로 출발했지만 7일까지 누적 관객 138만 명을 넘겨 2위까지 올랐다. 600개로 출발했던 스크린 수도 1157개로 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킹스맨: 골든 서클’도 연휴 동안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신기록을 이어가며 419만 관객을 기록했다.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휴먼 코미디로 풀어낸 ‘아이 캔 스피크’도 274만2248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방송가에서는 매년 추석 연휴에 야심 차게 준비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쏟아 냈지만 올해는 MBC와 K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파업으로 예년에 비해 주춤한 분위기다. 특히 MBC는 단 한 편의 파일럿 프로그램도 선보이지 못했고, 명절 대표 콘텐츠였던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마저 방영하지 못했다. 반면 KBS는 파업 와중에도 8개의 프로그램을 맛보기로 내놨다. 그중 상반된 성향의 두 사람이 함께 하루를 보내며 우정을 쌓는다는 내용의 ‘1%의 우정’(5일 방영)은 7%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며 정규 편성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일부 KBS 프로그램들의 경우 기존 종합편성채널 인기 프로그램과 비슷한 설정으로 ‘베끼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대 청춘 남녀들의 여행기를 다룬 ‘혼자 왔어요’(KBS 2TV)는 채널A의 연애 예능 ‘하트 시그널’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무작정 이탈리아 현지인들에게 숙박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하룻밤만 재워줘’(KBS 2TV)는 JTBC의 ‘한끼줍쇼’와 전개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추석 극장가#영화 남한산성#kbs 1%의 우정#이병헌#kbs 종편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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