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내년도 화려한 컬러-쿨한 스트리트 감성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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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런던 2018 봄·여름 패션 위크

버버리 아이돌그룹 ‘위너’ 멤버 초청
마크 제이콥스 혁신적 패션쇼 선보여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버버리의 9월 컬렉션 패션쇼가 열린 직후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도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빈티지 체크와 타탄, 니트 등 다양한 질감과 색상과 실루엣이 주를 이뤘다. 버버리 코리아 제공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버버리의 9월 컬렉션 패션쇼가 열린 직후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도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빈티지 체크와 타탄, 니트 등 다양한 질감과 색상과 실루엣이 주를 이뤘다. 버버리 코리아 제공
패션 위크 기간이 돌아왔다. 이달 6일(현지 시간) 뉴욕(미국)을 시작으로 런던(영국), 밀라노(이탈리아), 파리(프랑스)로 한 달여간 패션계의 연례행사가 이어진다.

이제 막 끝난 따끈따끈한 2018 봄·여름 뉴욕과 런던 패션 위크는 전설적인 디자이너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내년에도 여전히 화려한 컬러, 쿨(cool)한 스트리트 감성이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영하고 쿨한 K스타일


버버리 9월 컬렉션에 참석한 아이돌그룹 위너의 이승훈과 송민호. 버버리 코리아 제공
버버리 9월 컬렉션에 참석한 아이돌그룹 위너의 이승훈과 송민호. 버버리 코리아 제공

18일 서울 강남구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이 확 달라져 있었다. 16일(현지 시간) 오후 7시 영국 런던 올드 세션하우스에서 버버리의 패션쇼가 열리자마자 서울의 매장도 새 단장을 한 것이다. 런던에서 컬렉션에 선보이면 바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정책 덕분이다.

다른 패션 하우스는 내년 봄에 판매할 옷을 지금 패션 위크 기간에 선보인다. 버버리는 지난해 9월부터 패션쇼가 끝나면 바로 매장에서 파는 정책을 선보였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를 6개월씩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막 영국에서 공수된 버버리의 9월 컬렉션은 스트리트와 레트로 감성으로 가득 찼다. 영국 신사가 힙합과 만난 느낌이랄까. 초대 손님도 과거보다 영해진 느낌이었다. 한국에서는 주로 영화배우들이 초청받았지만 이번에는 K팝 스타가 쿨하게 버버리를 걸치고 쇼에 참석했다. 아이돌그룹 ‘위너’의 송민호와 이승훈이 주인공이다.

미국 보그닷컴은 “버버리 컬렉션의 맨 앞줄에는 에디터, 영화배우들이 각자의 옷차림을 자랑한다. 새로운 인물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송민호 이승훈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고 평했다. 새로운 컬렉션의 복고풍 체크와 밀리터리 재킷을 새로운 감성으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버버리의 9월 컬렉션은 복고적이면서도 젊은 감각이 돋보였다. 특히 어머니의 옷장 속에 있을 법한 옛 버버리 체크가 부활했다. 모든 룩에 포함된 양말도 주목을 받았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한국 디자이너 최유돈의 런웨이에는 한섬의 패션브랜드 ‘덱케’가 올해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했다. 15일(현지 시간) 열린 패션쇼에서 최유돈과 덱케는 아일랜드 출신 건축가 아일린 그레이에게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한섬 관계자는 “현지에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꾸준히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노장은 살아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마크 제이콥스의 2018 봄여름 컬렉션. 피날레를 제외하고 음악 없이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마크 제이콥스의 2018 봄여름 컬렉션. 피날레를 제외하고 음악 없이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현지 시간으로 6∼14일 진행된 뉴욕 패션 위크.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는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있어 왔다. 늘 패션 위크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최근에는 갖가지 소문과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인 ‘마크 제이콥스’를 떠난다는 소문도 있었다. 마크 제이콥스의 모회사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올해 1월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 콜에서 “나는 지금 미국 대통령보다 마크 제이콥스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 때문이다.

이달부터 최고경영자(CEO)도 교체됐다. 기존 세바스찬 설에서 에릭 마셜로 교체됐다. 마셜 CEO는 침체됐던 ‘겐조’의 부활을 이끈 경영자다. 패션계에서는 제이콥스가 ‘좌절해 있다’, ‘곧 떠날 수 있다’ 등의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제이콥스는 이번 뉴욕 런웨이에서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는 “과거의 컬렉션을 재해석한 완전한 혁신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은) 확신에 찬 영역 표시다. 이 디자이너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패션쇼였다”고 평했다.

쇼 형식도 파격적이었다. 운동장처럼 넓은 나무 바닥 위로 아무 음악도 없이 모델의 발자국 소리만 가득했다. 모델이 한 명씩 옷을 선보인 후 마지막에 다함께 나올 때서야 음악이 흘러나왔다. 영화 ‘디바’의 삽입곡이었다. 하필 그 노래의 가사가 헤어짐에 대한 것이었다. 미국 패션 일간지 ‘WWD’에 따르면 제이콥스는 이에 대해 “영화에 의미 부여를 했지 가사에 집중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브랜드를 떠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쇼에선 대체로 강렬한 핑크, 오렌지 등 다채로운 색깔과 오버사이즈 재킷, 화려한 보석 장식이 달린 슬리퍼 등이 주목을 받았다. 또 과거 세계적인 모델 케이트 모스를 위해 디자인한 터번이 재해석됐다.

뉴욕을 지키는 또 다른 대표 디자이너는 마이클 코어스다. 이번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은 미국의 유명 싱어송 라이터인 사라 바렐리스의 라이브 공연으로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유의 도회적인 모던함을 바탕으로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나른한 여유와 편안한 느낌의 의상으로 가득 찼다.

2015년 프랑스 패션하우스 디오르를 떠나 뉴욕으로 온 라프 시몬스는 두 번째 캘빈클라인 205W39NYC 컬렉션을 선보였다. 미국 할리우드 특유의 호러(공포)와 드림(꿈)을 다룬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몬스는 “이번 쇼는 미국식 삶에 대한 축전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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