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귀 정석은 매우 흔한 기본 정석인데 역시 알파고답게 흑 11이라는 새로운 수를 선보인다. 좌변은 백 10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어 흑 11처럼 걸치는 건 ‘상대방 강한 곳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기리에 따라 기피돼 왔다. 알파고는 그런 인간의 사고방식에 개의치 않는다. 인간은 참고 1도를 가장 흔하게 뒀다.
백 12의 걸침에 흑은 받지 않고 흑 13으로 상변을 달려간다. 이때 백이 인간이라면 17의 곳에 양걸침한다. 흑이 손을 뺀 것에 대한 응징의 개념이다. 하지만 ‘감정’이 없는 알파고는 백 14의 ‘어깨짚기’를 선택한다. 지난해만 해도 프로 기사들이 여기까지 수순을 보고 ‘이게 정말 맞는 진행인가’라는 의구심을 표했겠지만 최근엔 알파고의 수법을 의심하지 않고 이해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강에 대한 존경(?)인 것이다.
흑 17로 참고 2도 흑 1로 끼워 잇는 것은 백 2, 4로 가볍게 받는다. 이건 백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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