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달구는 ‘펫스타’들 “인기비결? 잘생긴 외모죠, 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개스타그램’ ‘냥스타그램’ 후끈

사람보다 인기가 많은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 인스타그램 계정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세련된 감각의 보디. 인스타그램
사람보다 인기가 많은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 인스타그램 계정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세련된 감각의 보디. 인스타그램
“요즘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생로랑. 그들의 컬렉션은 신선하고 젊은 에너지와 클래식의 조화가 돋보인다.”

슈트부터 캐주얼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모델 ‘보디’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보디는 주말마다 취미로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코치, 살바토레 페라가모, 아소스 같은 패션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아 화보를 촬영하고, 남성 잡지 GQ에도 등장한다.

그런데 사실 보디는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디자이너 김예나 씨(30·여)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이다. 세련된 감각으로 주목받는 시바견 보디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인기 비결을 묻자 보디는 ‘자연스럽고 잘생긴 외모’를 먼저 꼽았다. 또 “남성복을 스타일링 하는 요령을 잘 알고 있고 포즈를 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은 내가 꽤 카리스마 있다고도 말한다”고 덧붙였다.

팔로어가 30만8000명에 달하는 보디의 인스타그램 계정 이름은 ‘멘즈웨어도그(@mensweardog)’. 28만 명이 팔로하는 한국 대표 모델 차승원에 맞먹는 인기다. 보디는 마치 사람처럼 리바이스 재킷에 니트 비니를 쓴 사진을 올리고 “콜드브루 한 잔 줄래요?”라는 코멘트를 올린다.

보디처럼 동물이 주인인 ‘개스타그램’ ‘냥스타그램’ 계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사람이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것을 넘어 동물이 직접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것처럼 ‘의인화’하는 형태다. 김 씨는 “보디가 마치 활동 중인 모델처럼 말하고 스타일링 팁을 전하는 모습이 너무나 진지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마초라고 주장하지만 얼굴은 귀여운 일본 오카야마의 개 류지. 인스타그램
자신이 마초라고 주장하지만 얼굴은 귀여운 일본 오카야마의 개 류지. 인스타그램
보디가 ‘진지함’으로 어필한다면 일본 오카야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인기 반려견 ‘류지’는 반전 매력으로 인기를 얻는다. 팬케이크처럼 동그란 얼굴에 다양한 표정을 짓는 류지는 자신을 ‘마초’라고 주장한다. 주인이 건네준 햄 덩어리를 꼬리를 흔들며 먹는 영상을 올리고는 “진정한 마초가 되기 위해서는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멘트를 다는 식이다.

6년 전부터 활짝 웃는 사진과 ‘굿모닝’이란 인사를 매일 인스타그램에 올려온 시바견 마루타로도 전 세계 26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에는 누리꾼들이 청와대에 입성한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동물 ‘마루’와 ‘찡찡이’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엉뚱하고 순진한 행동으로 인기를 끄는 인천의 고양이 순무. 인스타그램
엉뚱하고 순진한 행동으로 인기를 끄는 인천의 고양이 순무. 인스타그램
개스타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허세’나 ‘가짜’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디톡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동물들의 순수한 모습이 마음의 위안을 준다는 분석이다. 12만 명이 팔로하는 고양이 ‘순무’를 키우는 윤다솜 씨(28·여)는 “순무는 자신이 유명해진지도 모르고 지금도 낯선 사람이 오면 숨기 바쁘다”며 “가족 앞에서만 보여주는 엉뚱하고 순진한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개스타그램#냥스타그램#펫스타#고양이 순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