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안 다치게 스윽 가져다 놓다… 미술관 마당에 ‘버섯모양 녹색 그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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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당선작
양수인 소장의 ‘원심림’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은 시민들이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당선작인 양수인 소장의 ‘원심림’을 감상하고 있다. 변영욱기자 cut@donga.com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은 시민들이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당선작인 양수인 소장의 ‘원심림’을 감상하고 있다. 변영욱기자 cut@donga.com
“건축은 어쩔 수 없이 환경을 건드리게 되는 일이 많잖아요. 스윽 가져다 놓았다가 스윽 치울 수 있는 가볍고 경제적인 지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삶것’ 건축사무소 양수인 소장(42·사진)의 ‘원심림(Centreefugal Park)’이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의 올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1998년 뉴욕현대미술관이 시작해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재능 있는 국내 건축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을 ‘쉼터, 그늘, 물’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꾸며 관람객들에게 선보여 왔다.

양 소장의 ‘원심림’은 원시림과 원심력(centrifugal)을 합친 말이다. 얇은 플라스틱 그물망이 높이 3∼5m의 쇠기둥 14개에 각각 달려 있는데, 전기 모터의 동력을 받으면 그물망이 우산처럼 펼쳐진다. 버드나무 가지처럼 늘어진 이 연두색 그물망은 약 4분 동안 부풀었다가 2분 동안 사그라든다. 이 인공 나무 아래 바퀴 달린 나무 평상에 걸터앉는 관람객들은 호젓하게 그늘과 바람을 누릴 수 있다.

양 소장은 “땅을 깊게 파헤쳐 뿌리를 박아 넣는 기존 건축과 달리, ‘원심림’은 지반을 건드리지 않고 그 위에 가볍게 설치했다”며 “시민들을 위한 여름 공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11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원심림’의 현장 설치 영상과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나머지 4개 작품, 뉴욕현대미술관과 칠레 현대미술관이 선정한 해외 우승작도 볼 수 있다. 02-3701-9500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양수인#원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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