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베테랑 도시농부의 친절한 농사 가이드

  • 동아일보

◇텃밭 농사 무작정 따라하기/심철흠 지음/480쪽·2만4500원·길벗

150평 텃밭을 혼자 일구는 파워블로거 출신 베테랑 도시농부가 쓴 책이다. 전업 농부가 보기엔 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농사일에 대해선 도무지 아는 게 없거나, 이제 막 작게나마 농사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겐 하나부터 열까지 흘려볼 게 없는 책이다.

저자는 농사는 만만한 일이 아니라고 초반부터 강조한다. 본격적으로 1부에 들어서기 전 ‘농사짓기 전에 알아야 할 것’부터 알려준다. “농사로 인해 가정에 불화가 생길 것 같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거나 “유기농에 얽매이면 농사가 힘들어진다”고 조언하는 식이다.

농사의 기본인 흙과 날씨부터 각종 작물의 종류와 병충해에 대한 설명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도표와 그림이 많다는 게 장점이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세세한 사진과 저자의 실제 농사일지를 함께 읽으며 잎채소와 열매채소, 뿌리채소의 대표적인 작물을 익힐 수 있고 해충과 익충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노린재 트랩 한번 설치했다가 동네 노린재 다 몰려왔네요” “양배추는 배추흰나비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과 같은 저자 블로그 이웃들의 생생한 반응을 추가해 읽는 맛을 살렸다. 농기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호미나 농기구 날을 흙에 박아두라거나, 사람 키보다 작은 지지대를 세울 경우 다칠 수 있으니 페트병을 꽂아두라는 세심한 조언도 곳곳에 실려 있다. 두루뭉술하게 알려진 정보만으로 농사를 시작하면 ‘패농(敗農)’하기 쉬운 만큼 작물별로 씨앗을 심는 줄 간격, 포기 간격, 두둑의 높이와 넓이 등 경험에서 우러난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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