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잔향]책 정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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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국내 주요 출판사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해 자료를 내는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가 최근 지난해 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71개 출판사의 매출 총합은 4조98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3960억 원으로 3.5% 감소했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출판사 비율이 늘고 모두 감소한 출판사 비율은 줄었다”며 “대체로 2015년에 비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호전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22개 주요 단행본 출판사 영업이익(243억 원)이 전년보다 47%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띈다. 매출은 1% 증가에 그쳤지만 그만큼 수익률 개선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신간 개발을 신중히 진행해 까다로운 고정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 결과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지만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나려면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많이 생산해야 한다.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오랜 세월 독서를 게을리 한 독자로서 감히 할 말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주말 서점 나들이를 그만둔 건 ‘글보다 표지가 무거운 책들’이 출판시장의 대세를 이룬 즈음이었다. 단행본 출판사들의 신중한 신간 개발 전략이 예쁜 포장이나 표지 디자인에 집중된 건 아니라고 믿는다.

ⓒ오연경
며칠 전부터 집에 쌓인 책을 정리하고 있다. 절반 이상 처분하지 않을까 싶다. 쌓아둬도 평생 읽지 않을 어리석은 허영의 껍질들을 뒤늦게 벗겨내는 작업이다. 욕심껏 벽마다 채워둔 뒤죽박죽 모양새의 책장들이 빠르게 밑바닥을 드러낸다. 초라한 피골상접 벌거숭이만 남겠지만, 그래도 ‘읽을 책’만 남길 작정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출판사 매출#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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