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노골적인 절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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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54기 도전 4국 2보(17∼29)

 
백 18은 귀의 백 한 점을 미끼로 삼아 하변 흑 진을 깨겠다는 뜻. 흔한 수법이라 변화의 여지가 없다.

 백 22로는 한 칸 위인 24의 곳에 두는 것이 더 좋았다는 평가다. 이렇게 높게 두면 운신하는 게 가벼워진다. 실전은 흑 23, 25로 공격당해 백이 좀 무거운 느낌이다.

 당시 중국의 쿵제 9단은 흑 23 대신 참고 1도 흑 1을 제시하기도 했다. 흑 1로 씌운 뒤 백 2의 날 일 자 행마 때 흑 3으로 강력하게 붙이면 백의 다음 행마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백은 하변에서 옹색하게 살 수밖에 없다.

 흑 25, 27에 백 26, 28은 상식적 행마인데 돌연 이창호 9단이 흑 29로 끊겠다고 나서 검토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통 이렇게 노골적인 절단은 좋은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프로기사들은 본능적으로 꺼린다. 이 9단의 생각은 참고 2도 백 1, 3이 성립하지 않아 백이 곤란하지 않으냐는 것인데…. 그러나 최철한 9단은 회심의 반격 수단을 준비하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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