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독자서평]통계, ‘인간’이 담겨야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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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와 함께하는 독자서평]
◇신호와 소음/네이트 실버 지음/이경식 옮김/764쪽·2만8000원/더퀘스트

지난 일주일 동안 527편의 독자 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혼란의 시기, 빅데이터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미래를 밝혀주는 빛은 어디에서 비춰 올까. 이 책은 많은 데이터 중에 불필요한 소음을 걷어내고 필요한 신호를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따라 예측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한다. 책에 따르면 예상과 예측이 다르고 진정한 예측의 방향성을 잡는 자가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는 정보 폭발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정보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신호인지 분석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보 과부하로 인한 피로 누적과 함께 판단을 해야 하는 분석자가 갖는 주관적 관념은 잘못된 예측을 낳는다. 예측 실패로 나온 결과는 사소하든 중대하든 문제가 된다. 예측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현대사회가 예전보다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벌어진 세계 금융위기다. 이 사태의 원인은 월가 금융전문가들의 안일함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금융자산은 안전하다고 믿었다. 객관적 판단을 해야 할 금융기관이 이익 때문에 안전함이라는 색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만의 안경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다양하고 변동이 심한 데이터에서 유효한 신호만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뇌는 어림값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에 익숙하다.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신속성이기 때문에 간단한 공식으로 예측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만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관적 관점을 줄이면서 데이터를 대하되 자신의 선택을 확신할 수 있는 용기다.

저자는 정확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겸손함을 꼽는다. 욕망이 개입된 선택은 해답을 찾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이처럼 이 책은 도덕을 강조하는데, 아무리 통계를 강조하더라도 진정한 학문은 인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리라. 예측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의 행복을 위한 예측인지가 더 중요하다. 알 수 없는 숫자의 게임이 인간 소외를 만드는 현대과학 전면에 반성을 던지는 책이다.

이종익 인천 중구 중앙동
#신호와 소음#네이트 실버#빅데이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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