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 수상’ 한강 “지하철 타도 아무일 안생기더라…빨리 숨어서 글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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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4일 17시 10분


맨부커상 수상한 소설가 한강. (동아DB)
맨부커상 수상한 소설가 한강. (동아DB)
"최대한 빨리 내 방에 숨어 글을 쓰고 싶다" 연작소설 '채식주의자'(2007·창비)로 한국인 첫 '맨부커' 인터내셜널상 부문을 받은 작가 한강(46)이 국내 취재진들 앞에서 한 말이다.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무려 10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몰렸다.
평소 인기 작가의 신작 발간 간담회에 많아야 2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모이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그는 '수상을 기대했느냐'는 질문에 "내년에 영국에서 출간될 ‘흰’에 대해 편집자와 이야기하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국했다"면서 "맨부커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시차 때문에 거의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린 상태였다. 별로 현실감 없는 상태로 상을 받은 것 같고 다행히 발표 나기 직전에 커피 한 잔을 마셔서 무사히 그날을 마무리했다”고 회상했다.

한 작가는"상을 받고 나서 기뻐해주시거나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헤아려보려고 많은 생각을 한 일주일이었다"고 돌아봤다.

한강은 "‘채식주의자’(2007)는 완성한 게 11년 전, 출간된 것이 9년전인 책으로, 나로서는 이 작품에서 많이 걸어나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상 이후 전과 달라진 게 있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 여기 올때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바라건데 그냥 아무일 없이 예전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책으로 보여드리는 것이다. 최대한 빨리 내 방에 숨어 글을 쓰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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