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듯 술술 풀어내는 서양미술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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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무 교수 ‘난처한 미술이야기’

테베의 동성애자 부대인 신성군단. 전사들은 연인을 지키고자 열심히 싸웠고 연인이 다치기라도 하면 더 맹렬히 싸웠다고 한다. 사회평론 제공
테베의 동성애자 부대인 신성군단. 전사들은 연인을 지키고자 열심히 싸웠고 연인이 다치기라도 하면 더 맹렬히 싸웠다고 한다. 사회평론 제공
“그리스 도시 테베에는 동성애자 부대가 있었다고 해요. … ‘화랑세기’에 보면 신라 시대 화랑들도 서로 동성애적인 관계를 맺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화랑세기’ 자체가 소설에 가깝지만요.”

바로 옆에서 이야기해 주듯 한국적 시각에서 서양미술사를 정리한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난처한 미술이야기)’ 1, 2권이 나왔다. ‘상인과 미술’ ‘그림값의 비밀’ 등을 낸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49·사진)가 썼다. 1권은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을, 2권은 그리스·로마 문명과 미술을 각각 다뤘다. 모두 8권 시리즈를 낼 예정이다.

양 교수는 사회평론 출판사 편집자들을 대상으로 4년 가까이 강의해 이를 구어체로 정리했다. 강연 내용을 책으로 내는 경우는 많지만 책을 위해 장기간 별도의 강의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양 교수는 “쉽게 읽히면서도 입문서를 넘어서는 깊이를 담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책은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과 어떻게 조우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원시 미술 이야기를 우리나라 신석기 시대 유물인 빗살무늬 토기로 시작하고, 인도 동쪽에는 주먹도끼를 만들 능력이 없었다는 학설을 뒤집어 세계를 놀라게 한 경기 연천의 주먹도끼도 다룬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이 독일 명예의 전당인 발할라, 미국 링컨 기념관, 백악관은 물론이고 덕수궁 석조전에까지 영향을 미친 점을 짚어냈다. 그는 “석조전은 시대적 과업이었던 근대화를 건축적으로 구현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담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3권 ‘기독교 미술’은 올해 12월에, 4권 ‘르네상스 미술’은 내년 6월에 나올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테베#동생애자#화랑세기#난처한 미술이야기#양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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