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식당에 장독 놓일 때까지” 인기 요리사들, ‘월드베스트 50’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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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 한 상차림을 내주고 숟가락, 젓가락을 주려는 게 아닙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쓰는 그들에게 ‘친절한 한식’을 소개하고 싶습니다.”(강민구 셰프)

한국의 인기 요리사 5명이 다음달 9~1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미식 행사인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에 참가한다. ‘미식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이 행사에서는 매년 세계 유명 요리사들이 참가해 요리의 독창성과 맛을 평가해 상위 50개의 훌륭한 식당을 가린다. 심사에는 세계 미식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꼽히는 900여 명이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는 강민구, 유현수, 임정식, 장진모, 최현석 셰프가 참석한다. 이들은 행사가 열리는 진행되는 3일 간 한식을 주제로 열리는 ‘코리아NYC 디너스’ 만찬에서 한식 재료를 재해석한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요리가 낯선 외국인들을 위해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뉴욕의 레스토랑 ‘블랑카’, ‘블루힐’ 등과 협업해 독특한 한국 요리를 내놓는다. 최현석 셰프는 “이탈리아 요리에 간장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식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식의 다양한 맛을 선보이기 위해 이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나물이나 오징어 등 다양한 식재료를 구하러 울릉도 등을 방문했다. 울릉도 지역에서 난 고로쇠 수액이나 말린 삼나물, 고기나물 등을 가져가 요리할 예정이다. 장진모 셰프는 “그동안 한식은 불고기나 김치 등을 앞세워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몇 가지로만 소통하는 데 집중됐다”며 “다양한 재료와 독특한 조리법으로 한식의 잠재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행사가 끝난 뒤 12일에는 새로운 한식을 의미하는 ‘뉴 코리안’과 발효를 주제로 한 ‘50 베스트 토크’ 컨퍼런스가 이어진다. 강민구, 임정식 셰프가 연사로 나서 콩, 쌀 등 채식 위주의 한식 발효 문화를 소개한다. 유현수 셰프는 “외국인에게 고추장이나 된장을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세계 셰프들이 모인 자리에서 장을 활용한 음식을 선보일 기회가 생겼다”며 “미쉐린 식당에 한국 장독이 놓일 만큼 대중화될 수 있도록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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