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이 땅에 자비와 풍요를…” 서울 시내 10만개 연등 밝힌다

  • 동아일보

공동체 문화축제로 6~8일 연등회 열려

지난해 서울 흥인지문∼종로에서 진행된 연등회. 갖가지 모양의 연등을 들고 참가자들이 길을 가고 있다. 올해는 약 10만여 개의 연등이 행렬에 참여한다. 또 행렬을 지켜보고 싶어하는 외국 관광객을 위해 별도의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 제공
지난해 서울 흥인지문∼종로에서 진행된 연등회. 갖가지 모양의 연등을 들고 참가자들이 길을 가고 있다. 올해는 약 10만여 개의 연등이 행렬에 참여한다. 또 행렬을 지켜보고 싶어하는 외국 관광객을 위해 별도의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 제공
서울 시내를 비출 10만여 개의 연등은 어떤 장관을 이룰까?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14일) 봉축행사는 지난달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사자(四獅子) 삼층석탑등’이 환하게 빛나면서 시작됐다. ‘사사자 삼층석탑등’은 국보 35호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을 원형으로 삼아 제작한 것이다.

올해 봉축 표어는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 모두가 힘들게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자신과 타인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깨우침과 나눔의 정신을 살리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같은 취지에 따라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올해 봉축행사는 서울 조계사를 중심으로 전국 교구 사찰에서 진행된다. 봉축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연등회. 연등은 부처님오신날의 꽃으로 통한다. 나아가 연등회는 불교적 의미를 넘어 공동체 문화축제가 됐다. 국내외 참여자가 국내 축제 중 가장 많다.

연등회는 전국에서 열리지만 가장 큰 연등회는 6∼8일 서울 조계사 인근과 종로 일대 등에서 진행된다. 6일부터는 조계사 옆 우정공원, 삼성동 봉은사, 청계천에서 한지 고유의 은은한 멋과 빛의 아름다움을 담은 전통 등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올해로 9번째를 맞이하는 청계천 전통 등 전시회에는 서울의 터를 잡은 무학대사와 태조 이성계, 왕실의 사찰순례 행렬과 육법 공양을 형상화한 60여 점의 작품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7일 오후 4시 30분부터는 서울 동국대 운동장에서 ‘어울림마당’이 개최된다. 40여 개 단체의 연희단 1000여 명과 어린이 청소년 청년 율동단이 신나는 노래와 춤사위 공연을 선보인다. 올해 청년 율동곡으로는 1986년 성철 스님의 봉축법어를 랩으로 작곡한 ‘당신의 생일입니다’가 사용돼 화제다.

이어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동대문을 거쳐 종로 일대 조계사까지 연등행렬이 진행된다. 행렬에 사용되는 연등 수만 무려 10만여 개. 올 연등행렬에 처음 등장하는 선두등은 ‘주악비천등’이다. 천상세계를 날아다니며 음악을 연주하는 천인을 뜻한다. 또 북한 문헌을 토대로 복원한 북한의 전통등도 선보인다. 연등행렬이 끝나는 오후 9시 반부터 종각 사거리에서는 연등행렬을 마친 사람들이 모여 ‘회향 한마당’을 연다. 전통 민요와 강강술래로 무대가 메워질 예정이다.

8일 낮 12시에는 조계사 앞길에서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진다. 사찰음식을 맛보며 단청·참선 등 다양한 전통문화부터 청년 힐링상담, 불교 애니메이션 전시, 연희단 옷입어보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안국동과 공평사거리 두 곳의 무대에서는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최승희 춤 등 각종 공연이 계속된다. 전통문화마당이 끝나는 8일 오후 7시부터는 연희단이 중심이 돼 인사동과 종로 일대에 다시 한 번 등물결을 펼치며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게 된다. 행렬 뒤 공평사거리에서 열리는 연희단 공연으로 연등회가 마무리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한국과 외국인 청년 등 49개국 150여 명이 연등회 서포터스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는 봉축법요식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조계사 등 전국 사찰에서 봉행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부처님오신날#연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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