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감옥에서의 ‘인생 수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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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교수는 수감 기간을 늘 ‘대학 시절’이라고 말했다. 감옥에서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해 그는 철학자로 거듭났다. ‘낮은 인문학: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배철현 등 지음·21세기북스)은 서울대 교수들이 교도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담았다. 배 교수는 “우리는 모두 자신이라는 오만에 갇힌 수용자지만 구속돼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책에는 없지만 수용자들이 쓴 독후감 일부를 받아봤다. ‘집착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와 남이 하나임을 알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소망한다.’ ‘중요한 건 고민하기를 멈추지 않는 일이다. 악은 질서와 의무와 권위의 모습으로 다가와 고민하기를 포기한 이들을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유는 철학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읽고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보기. 스스로를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길임을 다시 깨달은 봄날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낮은 인문학#신영복#인생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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