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꿈에 그리던 글린다役… 오디션에 ‘소라 머리’ 하고 갔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03시 00분


뮤지컬 ‘위키드’ 무대 서는 아이비, 섹시 이미지 버리고 청순하게 변신
어려운 넘버 소화하려 성악 레슨도…“사랑스러운 글린다 기대하세요”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맡은 배우 아이비. 그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뮤지컬 배우 6년차에 접어든 시점에 꼭 출연하고 
싶었던 위키드에 출연하게 됐다”며 “섹시한 아이비가 아닌 사랑스러운 아이비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맡은 배우 아이비. 그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뮤지컬 배우 6년차에 접어든 시점에 꼭 출연하고 싶었던 위키드에 출연하게 됐다”며 “섹시한 아이비가 아닌 사랑스러운 아이비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51번가 거슈윈 극장에서 2003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세계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 킹’에 이어 15일 브로드웨이 총매출 10억 달러(약 1조 1600억 원)를 돌파한 ‘위키드’다. 이 기록은 초연 이후 16년 만에 10억 달러를 돌파한 ‘라이언 킹’보다 3년 반이나 빨리 달성한 것이다.

브로드웨이발 훈풍을 타고 뮤지컬 ‘위키드’가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른다. 2012년 초연 때부터 옥주현 정선아 등 톱 여배우들이 출연한 ‘위키드’에는 이번 시즌에도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됐다. 그중 눈에 띄는 배우는 글린다 역의 아이비(34). 뮤지컬 ‘시카고’ ‘고스트’ 등에서 섹시한 역할을 도맡아 왔던 그가 180도 다른 색깔의 ‘공주과’ 캐릭터 글린다로 변신한다.

최근 서울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아이비는 들떠 있었다. “글린다는 평생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어요. 꿈을 이룬 것 같아요.”

클립서비스 제공
클립서비스 제공

그가 글린다 역을 얼마나 원했는지는 지난해 8월 열린 오디션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원자 대부분이 평범한 옷을 입고 왔는데 아이비 혼자 글린다 무대 분장과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나타난 것. 게다가 공주 캐릭터 느낌을 내기 위해 흰 드레스까지 갖춰 입었다. “미용실에 가서 글린다 공연 사진을 보여준 뒤 똑같이 소라 웨이브 머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메이크업도 핑크 계열로 톤을 맞췄고요. 이제 30대이지만 최대한 여고생 글린다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무대에서 마치 글린다가 톡 튀어 나온 듯한 그의 모습에 해외 스태프들은 모두 합격점을 줬다.

요즘 아이비는 주변에서 “서른네 살에 글린다 역에 캐스팅되더니 어떻게 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듣는다. “원래 늘 블랙 앤드 화이트 패션만 고집했는데, 글린다 역을 맡고 난 뒤부터는 레이스가 달린 공주 옷에 더 관심이 많아졌어요. 자꾸 핑크색 옷을 사니깐 주변 사람들이 위키드에 캐스팅된 뒤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놀려요. 호호.”

글린다 역의 넘버(음악)는 팝과 성악 장르를 넘나든다. 양주인 음악감독은 “글린다의 곡은 위키드에서 가장 부르기 어려운 넘버”라고 했다. 가수 출신으로 팝 발성에 가까운 아이비는 요즘 성악 레슨에 열중이다. 그는 “이러다가 성악 베이스가 돋보이는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을 해도 되겠다”며 “위키드를 통해 관객이 저의 달라진 창법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비는 2012년 위키드 호주팀 내한공연 두 번, 한국 라이선스 공연 한 번 등 총 3차례 위키드 공연을 관람하며 ‘사전 공부’를 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위키드 공연장 내 포토월 앞에서 찍은 인증샷도 있다. ‘인생 작품’에 출연하게 된 그의 포부는 이렇다.

“백치미 넘치면서도 어리고 사랑스러운 글린다를 표현하고 싶어요.” 대구 공연은 5월 18일∼6월 19일 대구계명아트센터, 서울 공연은 7월 12일∼8월 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 1577-336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아이비#글린다#뮤지컬#위키드#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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