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진의 자만심은 기업 혁신의 원동력 되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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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자만은 기업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그 동안 경영진의 자만은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과도한 프리미엄 지불이나 과잉투자 같은 부작용을 낳는 원인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고경영진의 지나친 자신감과 자만이 반드시 성과에 해를 깨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오히려 경영진의 자기애적 과대망상이 혁신성과에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홍콩대 연구진은 최고경영진의 자만심이 기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중국의 다양한 산업군에 포진한 제조업체 3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전략적 판단력에 대한 신뢰성이 기업의 혁신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했다.

연구결과 최고경영자의 자만심은 어느 정도 혁신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만심을 가진 경영진은 공통적으로 어떤 외부의 도전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개척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 기업가정신을 높였으며 실제 도적적인 혁신과제도 과감히 수행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결과에는 단서가 있다. 경영진의 자기 확신이나 과도한 자신감의 긍정적인 측면은 사업 환경이 지나치게 도전적이거나 복잡한 경쟁 환경에 놓여있을 때는 그 효과가 크게 줄었다. 즉, 기업이 처한 환경에 따라 기업성과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최고경영진의 강한 확신, 자신감, 신념은 도전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혁신의 원동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지적한 대로 경영자들은 요즘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강한 확신과 방심, 그리고 자신감에 찬 도전과 산만(distraction)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훌륭하고 패기 넘치는 경영자라 할지라도 어려운 때만큼은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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