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디자이너 20인의 발자취를 좇다…‘그래픽 디자이너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15시 28분


잡지 아트디렉터의 전형을 확립한 ‘하퍼스 바자’의 알렉세이 브로도비치, 그래픽디자인을 영상디자인에 이식시킨 솔 바스, 파격적인 잡지 디자인으로 시대정신을 대변한 ‘트벤’의 빌리 플렉하우스, ‘대머리 여가수’로 실험적인 북디자인을 선보인 로베르 마생, ‘I♥NY’으로 뉴욕의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한 밀턴 글레이저….

그래픽디자인의 역사를 만들어 온 선구적 디자이너 20인의 발자취를 좇는 책이 나왔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바로 그것.
대전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이며 이유출판 공동대표인 저자(유정미)가 네이버캐스트에 연재한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의 원고를 토대로 완성한 책이다.

‘정보에 질서를 부여하고 생각을 시각화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그래픽 디자인은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전문 분야로 인식되지 못했다. 순수미술의 하위 개념으로서 그 명칭도 응용미술, 상업미술, 인쇄미술 등 예술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양하게 불렸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활약 덕에 독자적인 미학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들이 활동했던 20세기는 기술의 발달과 광고 산업의 부흥으로 그래픽디자인이 본격적으로 대중사회와 만나며 역할을 정립해간 시기이다. 동시에 개인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킨 사람들이 이루어낸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주목한다면 그래픽디자인 전반에 대한 지형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디자이너들’에 소개된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자신의 작품 활동에만 매진하지 않았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했다. ‘I♥NY’의 밀턴 글레이저도 그랬다. 그는 1970년대 세계적인 불황으로 실의에 빠져 있는 뉴욕 시민들을 위해 ‘아이 러브 뉴욕’ 로고를 디자인했다. 이 로고는 열렬한 호응과 함께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불어 넣고, 뉴욕을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에도 하트의 왼쪽 아래에 검게 그을린 자국을 넣어 변주한 ‘아이 러브 뉴욕’ 로고가 인쇄된 포스터를 통해 상처 입은 시민들을 위로했다.

‘그래픽디자이너들’은 진부한 답습이 아닌 항상 새로운 디자인으로 그래픽디자인의 역사를 써 내려간 디자이너 20명의 생애와 작품을 이야기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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