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진퇴양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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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박영훈 9단
본선 16강 5국 5보(79∼92)

백 ○의 압박이 의외로 강력하다. 놓인 뒤 그 위력을 알게 되는 수. 하변 흑의 운신이 거북해졌다.

흑 79의 탈출 외에는 길이 없는데 백 82로 끈끈하게 달라붙는다. 참고도 흑 1처럼 죽 뻗어나가야 행마법에 맞는데 그럴 수가 없다. 바로 백 2, 4로 끊으면 하변 흑은 바로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

백 86으로 달리며 백은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렇게 되자 전보부터 대세점이라고 했던 백 ○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흑은 87부터 백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데 백 ○가 자연스럽게 흑의 퇴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

백은 흑의 몸부림을 지켜보며 잠시 숨을 고른다. 흑 대마가 곤경에 빠졌지만 막상 지금 잡으러 가면 백도 많은 피를 흘려야 한다. 대마는 그렇게 잡으러 가는 것은 불리할 때나 하는 비상수단이다. 유리한 백으로선 좀 더 여건이 성숙할 때를 기다려도 된다.

그래서 백 92의 침입은 바로 지금이 타이밍이다. 흑이 대마의 안위를 걱정해 백 92를 순순히 살려주면 그걸로 만족. 흑이 끝내 잡으려고 하면 백은 사석작전으로 버리고 두터움을 쌓아 흑 대마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설 요량이다. 흑은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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