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이우걸 “모난 세상, 바퀴처럼 둥글게 삽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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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이우걸 새 시집 출간… 신작 30수 등 단시조 70수 묶어

“길은 달리면서 바퀴를 돌리지만/바퀴는 돌면서 길을 감고 있다/모나고 흠진 이 세상/둥글게 감고 있다”(‘바퀴는 돌면서’)

올해 칠순을 맞은 이우걸 시조시인이 단시조 70수를 묶은 시집 ‘아직도 거기 있다’(서정시학·사진)를 최근 출간했다. 등단작 ‘편지’, 대표작 ‘팽이’ 등 발표작 40수를 엄선하고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쓴 신작 30수를 함께 묶었다. 이근배 시조시인(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은 “단수 미학의 새 전범을 보여주는 이 시집을 머리맡에 오래 두고 읽어야겠다”고 추천했다.

최근작 단시조엔 시인의 인생 연륜과 시적 깨달음이 녹아있다. 시인은 ‘바퀴는 돌면서’에 대해 “젊은 시절 모질게 싸우기도 했지만 칠십이 되고 나니 거칠게 대항하지 않고 바퀴의 원처럼 둥글게 사는 것이 인생 사는 길임을 알았다”며 “세상사가 험하고 각진 길일지라도 인내하고 받아들여야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걸 시조시인
이우걸 시조시인
관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밝은 양지보다 어두운 그늘이 시인의 눈에 더 들어왔다. 시인은 그늘이 주는 휴식, 위무, 치료의 역할에 주목하며 스스로 그늘처럼 살길 다짐한다. “세상 모든 그늘이란/그 사물의 어머니인 것/빛이었던 하루의 외롭고 아픈 상처를/안으로 쓰다듬어서/다시 내일을/일군다”(‘그늘’)

1973년 등단한 시인은 중앙시조대상, 가람시조문학상, 이호우시조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절약된 언어 속에 깊은 의미를 담아내는 촌철살인이 단시조의 매력”이라며 “앞으로도 후배 시조시인들을 물심양면 도우면서 시조의 그늘로 살고 싶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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