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가 흑이 노리던 맥점. 백돌이 이미 4개나 있는 곳에서 수가 난다는 게 신기하다. 역시 귀는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자리다. 백은 속절없이 95까지 당했다.
94는 정수. 마음 같아서는 참고 1도처럼 백 1로 잇고 싶지만 그것은 손해. 흑 2, 4로 두고 나면 백은 이후 한 수를 더 둬 보강해야 한다.
흑 ‘가’로 끊으면 백의 사활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바둑에서 때론 물러서고, 때론 돌아가는 길이 더 나을 때가 많다. 이어 백은 96, 98까지 두는 것이 최선이다.
김지석 9단은 99와 101 등 큰 자리를 선수한 뒤 좌상귀가 아닌 우변 103에 뒀다. 왜일까. 참고 2도처럼 흑 1로 잇고 싶었을 것이다. 이미 수를 낸 자리에서 확실히 마무리까지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두면 백 2는 백의 차지. 추후 백은 ‘가’, 비마 끝내기가 선수로 보장돼 있어 15집은 되는 곳이다. 집 비교를 하면 실전 103이 더 큰 자리였던 것이다.
결국 106, 108은 백의 차지. 흑이 109로 두 점을 살리자 백은 110, 112로 우변 백을 확실히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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