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려면 거짓말 하라’…연인들에게 건네는 조언,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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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9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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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면 (상대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상대의) 거짓말에 속을 마음의 준비부터 하라.’

최근 ‘사랑과 거짓말’이란 신간 에세이를 펴낸 클랜시 마틴 미국 미주리대 철학과 교수가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진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를 앞둔 연인들에게 하는 조언이다. 마틴 교수는 8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좋은 연인은 거짓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밸런타인데이는 진실을 말하는 날이 아니다”라며 “(연인 등) 인간관계는 서로의 감정이나 생각을 그대로 다 드러내지 않을 때, 즉 거짓말을 해야만 오래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일상 대화에서도 10분당 두세 번의 거짓말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신경을 많이 쓰거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일에서 거짓말을 더욱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랑이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사랑이 거짓말을 유발하는 건 자연스럽다는 논리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말하는 “네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 “앞으로 모든 일이 다 수월해질 거야” 등도 대표적인 사랑의 거짓말이라고 마틴 교수는 말한다. 또 어린 시절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그 부모의 사랑을 잃지 않으려는 심리(공포감)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마틴 교수는 “정직함이 사랑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같은 생각을 가진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처럼 (팔십) 평생을 독신으로 살거나 묵언 수행하는 수도자가 되는 게 낫다”고 말한다. 방금 말한 진실이 멀지 않아 거짓말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반대로 지금 상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이건 거짓말인데…’라고 느낄 수 있지만 그 말이 나중에 그 사랑을 유지시키는 ‘더 깊은 진실’일 수 있다고 마틴 교수는 강조했다. 마치 부검하듯이 상대의 진실을 샅샅이 캐내려 하지 말고, 그 시간에 상대를 더 챙기고 더 사랑하는 게 현명하다는 얘기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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