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 공모제 탈피 기출간 소설에 시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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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호 민음사 대표 개편안 발표

2012년 12월 자서전 ‘책’ 기자간담회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1977년 제정한 ‘오늘의 작가상’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음사 제공
2012년 12월 자서전 ‘책’ 기자간담회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1977년 제정한 ‘오늘의 작가상’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음사 제공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오늘의 작가상’이 38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민음사는 3일 ‘오늘의 작가상’ 개편안을 발표했다. 상 이름을 유지하되 기존 공모제가 아닌 한 해 출간된 한국소설을 대상으로 상을 주기로 했다. 심사도 소수의 심사위원이 아닌 독자 등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인터넷 서점을 통해 심사과정을 실시간 중계한다. 한국 문학의 위상 저하와 독자의 외면이라는 위기를 인식해 개편을 통해 독자의 관심을 다시 모으겠다는 것이다.

오늘의 작가상은 전년 6월부터 당년 5월까지 출간된 한국소설 단행본과 그 작가를 대상으로 하며 SF(공상과학), 추리소설 같은 장르문학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기존에 심사위원을 맡았던 문학평론가뿐 아니라 작가, 기자, 서점 관계자, 출판편집자, 문화예술인, 독자로 구성된 추천위원단의 추천을 받아 수상 후보작을 선정하게 된다. 상금은 창작 지원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한다.

박맹호 민음사 회장(81)은 “영화 ‘국제시장’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은 것처럼 한국 문학도 사랑받게 하고 싶어 상을 개편했다”며 “여든이 넘으니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임을 알고 가급적 민음사가 아닌 다른 출판사에 상을 줘서 한국 문학 전체 발전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1977년 시작된 오늘의 작가상은 새로운 거장과 신인을 발굴하는 중요한 기능을 했다. 한수산(부초), 이문열(사람의 아들)을 시작으로 이만교(결혼은, 미친 짓이다), 최민석(능력자) 등 수상자 41명을 배출했다. 하지만 문학시장의 불황이 거듭된 데다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품도 최근 들어 시장의 반향을 크게 얻지 못하자 신인 등용문 기능에 대한 고민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 평론가는 “문학시장이 쇠락하고 민음사도 오늘의 작가상이 과거의 영광이나 기대한 바에 비해 성과가 줄어드니 혁신을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음사는 신인 발굴 기능 축소에 대해 “문학상이 남발되는 수준으로 포화돼 이제는 독자와 거리를 줄이는 작업이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 ‘K팝스타4’에 출연 중인 박 회장 손녀 윤하 양(17)도 화제에 올랐다. 손녀가 인기를 모으면서 민음사가 검색어 1위에 올라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 회장은 “요즘엔 나보다 손녀가 더 유명하니 이젠 윤하 할아버지 행세를 해야겠다”며 웃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박맹호#오늘의 작가상#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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