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창단 7년만에 바둑리그 우승 이끈 이상훈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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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감독 “선수들 개성 살렸더니… 통합챔프 恨 풀어주네요”

티브로드가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바둑리그에서 우승했다. 만년 꼴찌팀 티브로드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이상훈 9단(사진)이 감독을 맡고부터다. 7일 밤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정관장을 누르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그를 만났다.

이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에 우승하고도 포스트시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선수들이 잘해줘 그 한을 풀었다”며 웃었다. 티브로드는 올해 정규리그에 이어 포스트시즌, 2군리그인 퓨처스리그에서도 우승해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이 감독은 이날 막판까지 웃을 수가 없었다. 1국에서 박민규 3단이 패를 착각해 반칙패를 당한 데다 3국에서 믿었던 김승재 6단이 패하는 바람에 승부의 추가 정관장으로 기우는 듯했다. 4국에서 강유택 6단이 이겨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최종국에 이동훈 3단을 내보냈으나 상대는 바둑리그의 사나이 김정현. 초반에는 이동훈이 불리했으나 끝까지 따라붙어 역전에 성공했다.

―3차전 오더가 절묘하다. 올해부터 바뀐 매판 오더제를 잘 활용한 것 같은데….

“매판 바둑이 끝난 뒤 선수를 투입하는 매판 오더제를 하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힘들다고 보았다. 그래서 오더를 선수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투입했다. 다행히 4국에 내보낸 강유택 선수가 잘했고, 이동훈 선수가 정말 잘해주었다.”

―어린 이동훈 선수를 중요한 판에 내보낸 것은 위험한 베팅이 아니었는지….

“이동훈이 정규리그에서 2승 7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2012년도 한게임 선수로 있을 때 최종국을 승리해 우승을 결정지은 적이 있다. 그의 능력과 담력을 믿었다.”

―수훈 선수를 뽑는다면….

“역시 박정환 선수다. 주장으로 11승을 챙기며 팀을 견인했다.” 박정환은 11승 2패로 다승왕, 승률왕에 올랐다.

이 감독은 큰소리를 내지 않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끌어 왔다. 그는 “개성이 강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며 자율적으로 팀을 꾸려가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출범하는 여자바둑리그 서귀포시 감독인 하호정 3단과 부부 사이다.
#티브로드#이상훈#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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