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 1950년대 영국의 디자이너가 반핵운동을 위해 만들었다. 사람이 양팔을 내린 모양새(왼쪽). 블루투스: 10세기 통일에 힘쓴 덴마크 왕 해럴드 블루투스의 약어 HB를 북유럽 고대 문자로 표현했다.
휴대전화 오디오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서 볼 수 있는 블루투스 마크는 알파벳 B와 X를 얽어놓은 현대적인 기호 같지만 10세기 덴마크 왕의 치아에서 비롯됐다.
958년 왕위에 오른 ‘해럴드 곰슨’은 ‘해럴드 블루투스’라고도 불렸다. ‘파란 이’란 뜻 그대로 당시 블루베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치아가 푸른색을 띠었다는 것이다. 또는 당시 검은색을 ‘블루’라고 칭했기 때문에 사실은 ‘검은 이’였다고도 한다. 아무튼 해럴드 블루투스는 여러 분쟁을 진압하고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했다.
1994년 스웨덴의 전자회사 에릭손이 케이블 없이 통신장비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경쟁사들과 협력집단을 만들었다. 한 프로그래머가 역사소설을 읽다 블루투스 왕의 통일 노력이 기술 개발을 위해 서로 다른 이익집단끼리 협력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고 이 프로젝트에 ‘블루투스’라는 이름을 붙인다. 로고는 해럴드 블루투스의 첫 글자 H와 B를 따서 이를 스칸디나비아 전통 언어인 룬 문자로 변형해 합쳐 만들었다.
책은 블루투스뿐 아니라 ‘&’와 ‘@’, ‘£’(파운드)와 ‘=C(유로화)’(유로), 나치 십자 문양과 평화의 상징 등 다양한 로고가 지닌 뜻밖의 기원을 파헤친다. 고대 벽화와 중세 템플기사단, 록 밴드 너바나 등 상징 뒤에 숨은 다양한 배경이 드러난다. ‘♡’(하트)가 멸종 식물인 실피움과 피임, 섹스와 어떤관계를 맺고 있는지, 옛 소련 국기에 담긴 망치와 낫이 다른 국기에서 어떻게 변형됐는지 등을 추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화, 역사, 기술, 이해와 오해가 빚어낸 상징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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