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만든 공포에 맞서 대항력 키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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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라이젠 빈 페스티벌 예술감독

“정치는 타인에 대한 공포심을 조작해 권력을 가집니다. 낯선 것에 공포가 아닌 편안함을 느끼고, 정치가 만든 공포에 대항하는 힘을 갖게 만드는 것이 축제의 목적입니다.”

빈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프리 라이젠(64·사진)은 공연축제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벨기에 출신의 라이젠은 유럽 현대 공연예술계의 대모. 유럽 문화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라스뮈스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라이젠은 “승자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사회를 비판적으로 분석해 비전을 도출하는 예술가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젠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예술가를 초청해 다양한 시각을 조명하는 데도 주력해왔다.

그는 예술가도 작품을 관객과 공유하려 애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젠은 “지난 수십 년간 현대예술은 지적인 것에만 집중한 결과 너무 난해해져 지식인들의 전유물이 돼 버렸다”며 “머리와 이성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본능과 감성으로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951년 시작된 빈 페스티벌은 연극, 클래식 음악, 미술, 무용,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40여 개 프로그램이 5, 6월 펼쳐지는 세계적 종합 예술 축제다. 페스티벌 기간에 빈을 찾는 관람객은 20여만 명에 이른다.

빈=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빈 페스티벌#예술감독#프리 라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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