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手의 고향’ 강진-영암-신안, 국제바둑대회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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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와 ‘남도 3국수 대회’ 8월 개최

김인 9단, 조훈현 9단, 이세돌 9단(왼쪽부터)의 고향인 전남 강진군과 영암군, 신안군이 의기투합했다. 국수를 배출한 이 3개 군과 전남도가 8월에 국제대회인 ‘남도 3국수 대회’를 열기로 한 것.
김인 9단, 조훈현 9단, 이세돌 9단(왼쪽부터)의 고향인 전남 강진군과 영암군, 신안군이 의기투합했다. 국수를 배출한 이 3개 군과 전남도가 8월에 국제대회인 ‘남도 3국수 대회’를 열기로 한 것.
전남에는 국수(國手)의 고향이 많다. 김인 9단은 강진군, 이세돌 9단은 신안군 출신이다. 조훈현 9단은 목포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 고향이 영암군이다. 서로 이웃하고 있으면서 국수를 배출한 3개 군이 전남도와 힘을 합쳐 8월에 매머드급 국제바둑대회를 연다. 이른바 ‘남도(南道) 3국수 대회’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세계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

국수전 전적만 봐도 이 3명의 이력은 화려하다. 김 9단은 조남철 9단(작고)에 이어 6연패, 조 9단은 10연패를 포함해 16회 우승, 이 9단은 2연패로 한국 바둑의 법통을 이어왔다. 강진군은 ‘김인 국수배 국제시니어바둑대회’를 7회째 열었고, 신안군도 2008년 이 9단의 고향인 비금도에 이세돌 바둑기념관을 만들어 바둑 진흥에 힘써왔다.

전남도와 한국기원에 따르면 최근 전남도(지사 박준영)가 3억 원, 강진군(군수 강진원) 영암군(군수 김일태)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각각 2억 원씩 내 9억 원의 예산으로 남도대회를 열기로 했다.

남도 3국수 대회는 8월 8∼12일 3개 군에서 열린다. 대회는 크게 세 갈래. 한국과 중국의 고수 5명씩이 겨루는 단체전, 한중일과 대만 등 4국의 바둑 거장과 미녀 기사가 짝을 이뤄 두는 페어전, 그리고 한중 바둑의 새싹들인 초등학생 200명씩이 겨루는 ‘200 대 200전’이 계획돼 있다.

이 9단은 한중 단체전에, 조 9단은 4국 페어전에 출전하고 김 9단은 대회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대회의 백미가 될 한중 단체전. 한국은 이 9단과 1, 2명을 랭킹 시드로 뽑고 나머지를 예선을 통해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쪽은 세계타이틀 보유자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저우루이양(周睿羊) 스웨(時越) 판팅위(范廷鈺) 천야오예(陳耀燁) 미위팅(]昱廷) 탕웨이싱(唐韋星) 퉈자시(타嘉熹) 9단 등 7명인데 이 중 6명이 ‘90후(1990년대 출생자)’다. 구리(古力)가 올 수도 있다.

4국 페어전 참가자로는 한국 바둑을 세계정상으로 끌어올린 조훈현 9단, 이중허리로 대만 바둑의 위상을 높인 린하이펑(林海峰) 9단, 1980년대 중일 슈퍼대항전에서 일본 최고수 11명을 연파한 중국 바둑계 대부 녜웨이핑((섭,접)衛平) 9단, 일본 대표로 조치훈 9단이 거론되고 있다.

‘200 대 200전’에 참가할 중국 어린이 200명은 전세기로 대회장 부근인 무안국제공항으로 데려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국수를 배출한 3개 군이 나서서 침체돼 있는 바둑계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는 한편 중국인 관광 특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무안=정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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