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박스] 행복이 뭐 별건가? ‘빵과 수프,고양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7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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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사소한 일에도 함께 웃어줄 사람을 가졌나요?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무레 요코 지음|김난주 옮김|블루엘리펀트 펴냄)

● 한국에도 ‘요코 중독’ 열풍이 불 것인가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참 사랑스러운 책 제목이다. 푸근하다. 봄날 따스한 햇살 같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수채화 같다. 이 사랑스러운 소설을 누가 썼을까 했더니… 일본 소설가 무레 요코였다. 무레 요코? 낯이 익은 이름인데 싶었더니 한-일 현해탄을 넘나들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카모네 식당’의 원작자였다.

무레 요코가 누군가. 일본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중의 한명이 아닌가. ‘요코 중독’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열성 팬을 몰고 다니는 작가다. 그가 이번엔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을 갖고 한국의 봄 처녀(?)들을 유혹하러 왔다.

● 한 중년 여성의 소박하지만 행복한 일상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아키코.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과 직장인 출판사의 부당한 인사이동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진다. 그리고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을 리모델링해 가게를 이어간다. 직원은 1명. 메인 메뉴는 빵과 수프 뿐. 그녀는 고집과 자부심으로 가게를 운영해 나간다. 우연히 그녀 앞에 나타난 고양이, 시나브로 그녀의 가족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생면부지의 친아버지 소식을 듣는다. 그녀는 이복오빠가 살고 있는 동네로 찾아간다.

세상의 풍파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살아가는 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다. 일본의 중년 여성의 일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 삶은 한국의 중년 여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 “단숨에 읽을 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


일본에서는 이 작품이 출간되자 많은 호평이 뒤따랐다. 한 독자는 ‘단숨에 읽을 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이다. 고양이 타로와의 이별 장면은 너무 슬펐다. 그 전까지 느긋하게 읽고 있다가 갑작스런 작별 장면이 나와 너무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고 평했다. 또 다른 독자는 ‘고양이에 대한 묘사는 길러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리얼함이 살아있어서 좋았다’고 말했고 ‘수프와 빵이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요리책을 보는 듯해 책을 읽는 내내 먹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는 글을 남겼다.

● 당신 곁에 함께 웃어 줄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


이 소설은 힐링 소설이다. 창을 뚫고 따스하게 내려앉는 조그만 방에서 커피 향을 느끼며 읽고 싶은 소설이다. 책은 조용히 속삭이고 있다, 삶의 진정한 행복은 ‘사소한 일에도 같이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이라고. 그리곤 살포시 묻는다, ‘사소한 일에도 함께 웃어줄 사람, 그런 사람을 당신은 가졌나요?’라고.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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