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패착으로 지목된 114

○ 박정환 9단 ● 이세돌 9단
도전자결정전 1국 ６보(102∼124)

104가 유일한 타개책으로 좋은 수. 105로 붙여 넘어 가는 것과 3·3에 들어가는 수를 맞보기로 하고 있다. 흑은 105의 차단을 선택했다. 형세가 유리한 흑으로선 되도록 변화의 여지를 줄이고 간명하게 둔 것. 이젠 백은 106으로 3·3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109로 두자 110으로 최대한 버티는 백. 이에 대해 참고 1도처럼 흑 1로 내려서면 우변 백 2점을 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백 2부터 백 6까지 되면 흑이 얻은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114는 큰 곳. 하지만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복기 과정에서 이 수를 패착으로 지목했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어 중앙으로 진출하는 게 더 좋았다는 것. 흑 2가 큰 곳이지만 백 5까지 중앙으로 진출해 흑을 삭감하면 아직 어려운 형세라는 게 이세돌의 판단이다. 특히 흑이 하변 백을 패로 잡으러 갈 때 우변이 막혀 있는 것과 이렇게 터져 나온 것과는 차이가 크다는 얘기다.

흑이 115부터 119까지 틀어막아 하변 백을 잡으러 가는 패가 강력해졌다. 그렇다고 백이 하변을 보강할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백이 120으로 집을 키우며 삭감한 데 대해 흑은 121, 123을 선수하며 패를 결행할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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