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9단(29·사진)이 맥심커피배에서 동갑 친구 박영훈 9단을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조혜연이 맥심배에서 2차례 우승(2008, 2011년)하고 현재 랭킹 5위인 박영훈을 누른 것은 이 대회 최대 이변.
조혜연은 지난달 28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5기 맥심커피배 16강전에서 300수가 넘는 접전 끝에 박영훈에게 흑 2집반 승을 거뒀다. 대국 전에는 대부분 박영훈의 승리를 예상했다. 박영훈이 승리했으면 1985년생 소띠로 이른바 ‘황소 3총사’로 불리는 최철한 원성진과 함께 모두 8강에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혜연은 대국 뒤 “친한 친구가 준 기회이니만큼 8강에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 열심히 두겠다”고 말했다. 조혜연은 8강전에서 이세돌-목진석 9단의 승자와 대결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8강 진출자는 조혜연 최철한 원성진 외에 박정환 조한승이 있다.
조혜연은 1997년 만 11세 11개월로 입단해 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다. 조훈현 이창호에 이어 역대 최연소 3위 기록. 입단 6년 만인 2003년 여류국수전 결승에서 당시 여자 바둑계 1인자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게 이겨 생애 첫 타이틀을 따냈다. 이듬해 여류명인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여류국수전을 2연패했다. 당시 루이-박지은 9단과 함께 여자 3인방으로 불렸다. 이후 주춤하다가 2012년 여류십단전에서 우승해 부활했다. 고려대 영문과 졸업.
입신(入神·9단의 별칭)들만 참가할 수 있는 맥심배는 올해부터 예선전을 없애고 전기 4강을 비롯해 24명에게 출전권을 주는 초청전으로 바뀌었다. 우승 상금도 2500만 원에서 4500만 원으로 늘렸다. 지난 대회 우승자는 박정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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