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13장에 모은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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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美진출 50주년 기념 앨범 ‘The U.S. Albums’ 국내 발매
美서 발표한 초-중기 곡들로 구성… LP로만 냈던 4장도 CD에 담아

1964년 2월 16일, 미국 CBS TV ‘에드 설리번 쇼’에 두 번째 출연한 비틀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1964년 2월 16일, 미국 CBS TV ‘에드 설리번 쇼’에 두 번째 출연한 비틀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이건 영국의 침공입니다!”

1964년 2월 7일 오후. 미국 뉴욕의 JFK공항에 영국 런던발 여객기 한 대가 착륙했다. 네 명의 20대 남성이 내렸다. 공항 주변엔 1만 명 가까운 10대 소녀가 운집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울다 지쳐 기절도 한 그들의 거대한 외침. “폴!” “존!” “조지!” “링고!”…“비틀스!”

20세기 세계 대중음악사의 기념비적인 순간. 그리고 이틀 뒤인 9일, 미국 CBS TV의 ‘에드 설리번 쇼’에 비틀스가 출연했고, 730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미국 미디어는 이 현상을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의 침공)이라 불렀다.

최근 출시된 비틀스의 ‘유에스 앨범스’ 세트.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최근 출시된 비틀스의 ‘유에스 앨범스’ 세트.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브리티시 인베이전’ 50주년을 기념해 비틀스가 미국에서 발표한 모든 정규 음반을 모은 세트 ‘유에스 앨범스’(The U.S. Albums)가 최근 국내에 수입 발매됐다. 미국 첫 앨범 ‘미트 더 비틀스!’부터 마지막 앨범 ‘헤이 주드’까지 13장의 CD가 양장 박스에 담겼다.

‘유에스 앨범스’는 앨범 표지와 음반 제목, 수록 곡목에서 우리에게 ‘원본’으로 익숙한 영국판 음반들과 약간 다르다. 1960년대 당시 음반사 EMI는 대서양 양쪽 음악 팬들의 서로 다른 취향을 고려해 영국과 미국 발매 음반의 표지와 곡 구성을 달리했다.

예를 들어 ‘디스 보이’는 영국 1집인 ‘플리즈 플리즈 미’에는 없는 곡이지만 미국 1집 ‘미트 더 비틀스!’에는 담겨 있다.

‘유에스 앨범스’는 비틀스 초·중기 앨범을 위주로 구성했다.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 ‘더 비틀스’(속칭 화이트 앨범) ‘애비 로드’ ‘렛 잇 비’ 같은 비틀스 후기 앨범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

13장 앨범 중 멤버들 인터뷰와 기자회견 육성이 주로 담긴 앨범 ‘비틀스 스토리’를 제외한 12장은 세트가 아닌 낱장으로도 살 수 있다. 종전에 LP레코드로만 구할 수 있었던 ‘비틀스 스토리’ ‘예스터데이 앤드 투데이’ ‘리볼버’ ‘헤이 주드’ 등 4장은 CD로는 이번에 처음 발매됐다. 세트 대부분(11장)의 CD에는 같은 수록 곡을 모노와 스테레오 버전으로 각각 두 번 실었다.

비틀스의 전설을 본모습 그대로 소장하고 싶다면 2009년에 나온 ‘비틀스 스테레오 박스 세트’나 ‘모노 박스 세트’로 충분하다. 비틀스의 전부를 수집하고 싶다면 이번 ‘유에스 앨범스’ 역시 소장 가치가 있다.

27일(한국 시간) 열린 미국 그래미 시상식에 비틀스의 생존 멤버와 유족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바로 ‘브리티시 인베이전’ 50주년과 ‘유에스 앨범스’ 발매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에드 설리번 쇼’를 방영했던 CBS가 그래미를 독점 중계한다는 것도 ‘비틀스 총집결’의 동인이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브리티시 인베이전#비틀스#유에스 앨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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